[국내뉴스]
영화 <칠검> 개봉 앞두고 내한한 서극 감독
2005-09-15
글 : 전정윤 (한겨레 기자)
“한·중·일 손 잡으니 세계시장 열려”
29일 개봉하는 한·중·일 합작 영화 <칠검>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서극 감독이 13일 오후 인터뷰에 앞서 시거를 피우고 있다.

“한국·중국·일본 합작으로 영화를 만들면 세계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된다. 자본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세계적 규모의 영화를 만들 수 있고, 국경을 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재능이 더해져 질적 세계화도 가능하다.”

<황비홍>, <서극의 칼>을 연출하고 <천녀유혼>, <영웅본색> 등을 제작한 중국 무협영화의 거장 쉬커(서극·54) 감독이 내한했다. <촉산전> 이후 3년 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될 영화는 29일 개봉하는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칠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어 쉬커 감독을 따로 만났다.

“모든 스태프들이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영화를 찍을 수 있었고, ‘과거’가 없기 때문에 예전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보다 오히려 새로운 작업을 진행하기가 쉬웠다. 투자 면에서도 한국 쪽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

베니스영화제 개막작으로

본격적인 준비 기간만 3년, 제작비 1500만달러가 들어간 대규모 합작영화를 마친 쉬커 감독은 뜻밖에 “합작의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칠검>이 지난 10일(현지시각) 폐막한 제62회 베네치아(베니스)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것과 관련해 “아시아 영화가 세계 영화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되는 중요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 한국 개봉판 <칠검>의 내용이 베니스 국제영화제 상영판과 달라진 것을 두고 “2시간30분이었던 분량을 배급 관계상 1시간58분으로 줄이다 보니 생략된 부분이 많을 뿐 한국 관객을 의식한 편집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족 출신 비련의 여인 ‘녹주’ 역에 김소연을 캐스팅한 것 역시 “한·중 합작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김소연이 해당 캐릭터에 가장 부합했기 때문에 캐스팅한 것일 뿐”이라며 “그 성과는 관객이 직접 보고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쉬커 감독은 <천녀유혼>을 통해 와이어 액션을 선보이고 <촉산전>에서는 1600컷에 이르는 장면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등 무협영화에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일을 도입해 왔다. 하지만 그런 그가 <칠검>에서 선보인 새로운 스타일은 역설적으로 현란한 특수효과를 배제한 현실적인 무협액션이다.

“김소연 연기 관객이 판단해주길”

그는 “최근의 무협영화들은 액션이나 인간의 능력을 과장한 부분이 많았고, 이제 무협영화의 업데이트가 이뤄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며 “량위성(양우생)의 1950년대 장편소설 <칠검하천산>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것도 지금과는 다른 초기의 무협물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칠검>이 동양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새로운 비전, 새로운 스타일로 읽혔으면 좋겠다”며 “<칠검>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출연하게 될 속편에서는 1편의 촬영 경험을 살려 더욱 새로운 무협영화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칠검>은 ‘무술을 연마하거나 무기를 소지하는 자는 참형에 처하라’는 금무령이 내려진 17세기 청나라를 배경으로 한다. 금무령을 이용해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 돈을 버는 풍화연성에 맞선 일곱 영웅과 일곱 검의 활약을 다룬 무협영화다. 주연배우로 양차이니(양채니), 전쯔단(견자단), 쑨훙레이(손홍뢰), 김소연 등이 출연했다. <공각기동대>의 일본 음악감독 가와이 겐지가 음악을, 한국 보람영화사의 이주익씨가 제작을 맡는 등 한·중·일 합작 영화로 이목을 끌었다.

사진=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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