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주말극장가] 손수건에 눈물, 콧물 찍어볼까
2005-09-23
글 : 고일권
통속 멜로 <너는 내 운명>에 극장가 눈물바다 주의보
<너는내 운명>

추석극장가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가문의 위기>가 슬슬 물러나고 <너는 내 운명>이 이번엔 눈물바다를 만들 참이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두번째로 연출한 장편 <너는 내 운명>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1위를 고수하며 첫주말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너는 내 운명>은 이제는 빛바랜 언어인 ‘순정’을 감정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려 관객의 면전에 대놓고 흩뿌려 놓는 통속 멜로 영화. “사랑은 움직이고 변하는 것”이라는 작금의 세태를 비웃듯, 농촌총각 석중(황정민)은 에이즈에 걸린 다방레지 은하(전도연)를 “죽어도 좋아”라 할만큼 사랑한다. “통속 멜로”라고 자처하며 정직하게 직속구를 날리는 이 영화에, 가을연인들이 너도나도 팔짱끼고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웰컴 투 동막골>과 <가문의 위기>를 연이어 히트시킨 배급사 쇼박스에 밀려, CJ엔터테인먼트가 반격의 카드로 <너는 내 운명> 배급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첫주말 쾌청한 흥행을 예견케 해준다. 하지만 <너는 내 운명>의 진짜 ‘운명’은 개봉 첫주에 달렸다. 다음주면 <칠검>, <강력3반>, <미스터 주부퀴즈왕>, <사랑니> 등 메이저급 영화가 한꺼번에 4편이나 개봉하기 때문. 배급사도 튜브엔터테인먼트(<칠검>), 롯데시네마(<강력3반>), 쇼박스(<미스터 주부퀴즈왕>), 시네마서비스(<사랑니>) 등으로 제각각이라서 첫주말을 지나면서 다음주 초반 평일까지 확실한 기선제압을 하지 못한다면 2주차에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너는 내 운명> 외에 5편의 영화도 새로 선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옴니버스 단편 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예견했다던 이중스파이 한길수의 삶을 다룬 <HAAN 한길수>, 얼핏 성인영화처럼 보이지만 복잡다단한 인간의 심성을 탐구하는 <아이돌 섹스>, 한국계 배우가 최초로 할리우드에서 주연을 맡은 코미디 <해롤드와 쿠마>, 단관개봉이지만 매니아 팬들의 호응으로 그나마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일본영화 <토니 타키타니>도 관객 채비에 나섰다. 하지만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위협할만한 작품은 없어서 이번주에도 <가문의 위기>, <찰리와 초콜릿 공장>, <웰컴 투 동막골>의 흥행은 여전히 계속될 전망이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