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캐나다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이름은 칼라 호몰카. 그리고 그녀의 남편 폴 베르나도. 영화 속 ‘금자씨’만큼이나 세간의 이목을 받은 이들은 가학적, 성적 엽기 살인 행각을 벌여 전국의 딸 가진 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심지어 호몰카의 여동생마저 그녀 남편의 성적 만족을 위한 제물로 바쳐졌으니 베르나도는 물론이고 호몰카는 이미 이 사회의 마녀와 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들은 법의 처벌을 혹독하게 받았지만 희생자들의 가족들에게는 아직 용서를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칼라>가 유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급기야 올해로 29회를 맞는 몬트리올국제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섹션에서의 상영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취소 조치는 영화제의 강력한 스폰서 중 하나인 에어 캐나다사가 영화 상영시 스폰서를 중지하겠다는 발표와 희생자쪽 변호사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는데, 이에 <몬트리올 가제트>는 사설을 통해 누구도 예술의 자유성을 침해할 수 없으며 더욱이 <칼라>와 같은 사회적 논의가 가능한 영화를 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없다면 관객의 볼 권리마저 침해당하는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이미 정해진 일은 번복되지 않았고 몬트리올영화제는 <칼라>의 상영없이 진행되었다. 또한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수 없다면 그 이후에 열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기를 기대했지만 그마저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희생자들의 가족의 반대와 스폰서 중지와 관련된 이유 말고도 상영 취소의 이유로 꼽는 것이 있다. 그것은 영화 제작사가 B급영화의 제작으로 유명한 회사이기 때문에 영화의 질이 의심스럽다는 것인데 이런 사실에 대해 사설은 감독에 대한 대단한 실례이며 관객이 보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의 질을 논의하는 일은 무의미하다고 일축했다.
대다수의 바람과는 달리 영화 <칼라>의 영화제 상영 취소 소식은 쉽게 잊혀졌고 영화제는 장만옥과 함께 화려하게 개막해 11일간의 축제를 마치고 끝이 났다. 그러나 <칼라>를 만든 감독과 그 영화를 함께하고 싶은 소수의 관객에게는 이번 몬트리올영화제가 주최쪽의 영화제 선정에 대한 믿음이 소멸되어가는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