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칠검> 들고 한국찾은 서극
2005-09-29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정리 : 김수경
리얼한 액션이 드라마틱하다

대륙무협 <칠검>을 손에 쥐고 서극이 돌아왔다. <촉산> <황비홍>의 창조자이며 <천녀유혼> <동방불패> <소오강호> <신용문객잔>을 제작한 홍콩무협의 적자 서극은 <칠검>을 통해 홍콩과 대륙을 아우르는 화권영화의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지난 9월13일 한국을 찾은 서극에게 직접 듣는 신작 <칠검>에 관한 이야기.

-현재 홍콩과 중국영화의 구분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구분이 있다. 일반 홍콩 감독은 중국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홍콩만을 대상으로 영화를 만든다. 다만 무협물에서는 홍콩이나 중국의 경계가 딱히 없는 것 같다.

-다른 무협물과 비교해 <칠검>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칠검>은 현실적인 액션을 많이 사용했다. 현재 무협물들은 대체로 과장된 동작이 많다. 리얼하게 촬영하면 또 다른 극적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칠검>의 액션은 인간을 초월하기보다는 인간이 실제로 해낼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과장된 부분을 최대한 축소한 것이다.

-<칠검하천산>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

=홍콩 작가 양우생은 50년대 최초로 홍콩에서 무협소설을 썼다. 무협을 좋아하는 감독으로서 그가 쓴 좋은 원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또한 그의 소설은 다른 작가들과는 다른 독특한 성격이 있다. 이런 초창기 무협소설을 토대로 무협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칠검>에는 최초의 무협소설을 현재의 무협영화와 대조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이를 통해 무협물 전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7인의 사무라이>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인가.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는 나도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다. 하지만 두 영화는 제목만 비슷할 뿐이다. 연출자인 내 입장에서 보면 <7인의 사무라이>는 너무도 완벽해서 근본적으로 똑같이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칠검>을 촬영할 때 <7인의 사무라이>랑 가급적 중복되지 않도록 찍으려고 노력했다.

-검술이나 칼놀림은 무협의 핵심이다. 이 영화에서만 보여주고 싶은 검술이 있었나.

=칠검은 일반 검과 매우 다르다. 3년 전 중국 항저우에서 친구를 만나 칠검의 특이함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그때부터 칠검의 개별 검들에 대해 새로운 설계와 무술을 고민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예를 들면 검법으로도 일반 검법과는 차이가 많다. 검마다 모양이나 움직임이 다르고 검술상에서도 각각의 특성이 있다. 검과 검 사이의 격투장면이 묘사될 때도 그런 점이 많이 고려되었다. 이를테면 유룡검과 청강검은 너무 날카로워서 세밀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검의 형태나 검을 쓰는 사람의 행동에 따라서 상대에게 입히는 상처와 위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두 검처럼 날카로운 칼은 속도가 빠르고 동작도 간단히 끝난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검은 병기의 왕’이라 칭한다. 상대적으로 옛날 무협물은 불필요한 동작이 많고 과장스럽게 표현된다. 그것은 실제 검법상으로는 불필요한 기술처럼 보인다.

진행 김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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