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봄의 눈> 관객과의 대화 가진 츠마부키 사토시
2005-10-08
글 : 김현정 (객원기자)
“한 장면 한 장면을 타협하지 않고 찍었다”
<봄의 눈>의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과 츠마부키 사토시

<봄의 눈> 상영이 끝난 부산극장 1관, 잔잔한 영화와는 다르게 상영장 안과 밖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공식 카메라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밀지 마세요, 밀지 마세요!” 자원봉사자들은 2층에서 뛰어내려온 관객과 취재진의 입장을 몸으로 막았고, 관객과의 대화를 맡은 모더레이터는 관객이 계속 앞으로 밀고 나오면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방송을 되풀이했다.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가 등장하는 탓에 일어난 소동이었다. 보통 감독과 배우가 함께 무대에 서지만, 오늘만은 감독이 먼저 질문을 받고 분위기를 재차 진정시킨 다음, 츠마부키가 입장했다.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이 원작인 <봄의 눈>은 부유한 귀족 집안의 자제 기요아키와 사토코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말그대로 ‘그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름답고, 엄격한 형식미가 돋보이는 영화. 사랑의 감정을 인정하지 못해 매몰차게 굴던 기요아키가 사토코와의 사랑에 탐닉하며 죽음의 고비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원작처럼 탐미적으로 재현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로 기록적인 흥행을 올린 감독 유키사다 이사오(왼쪽)는 “이 영화는 윤회와 전생의 이야기다. 영화 마지막에서 사토코는 죽은 뒤에라도 당신을 찾겠다고 말하는데, 그 뒤 나비 두 마리가 날아오른다. 그것은 더 큰 사랑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장면 한 장면의 의미를 공들여 설명하던 유키사다는 제목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도 성심껏 답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주로 가을이어서 봄에 눈이 내리는 장면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봄에 내리는 눈은 쌓이지 않고 바로 사라진다. 기요아키와 사토코의 덧없는 사랑과도 같다. 그리고 기요아키와 사토코가 키스하는 순간 봄의 눈이 내리는데, 그때부터 진정한 사랑이 시작된다”.

탄성 속에 나타난 츠마부키(오른쪽)는 유키사다와의 세 번째 작업을, 극장을 메운 여성관객들을 술렁이게 만드는 미소와 함께 회상했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은 안정을 느끼며 일을 하게 해주어서 편안하고 즐겁게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그는 천천히 일하는 감독이고, 이 영화는 한 장면 한 장면을 타협하지 않고 찍었다”. 직감으로 영화를 선택한다는 츠마부키는 “욕심이 많아 여러가지 배역을 해보고 싶고, 그것이 내 인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젊은 배우의 진지한 열의를 드러냈다.

사진 소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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