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소식]
<퀸즈> 유쾌하고 정신없는 스페인산 코미디
2005-10-08
글 : 김도훈

스페인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단체 동성애자 결혼식. 그곳으로 향하는 다섯명의 엄마들이 있다. 판사인 헬레나의 아들 위고는 섹스중독증에 걸린 누리아의 아들 나르시소와 결혼할 예정이고, 영화배우 레이제스의 아들은 레이제스를 위해 일하는 정원사의 아들과 사랑에 빠졌다. 결혼식이 개최될 호텔 사장 마그다의 아들은 아르헨티나에서 온 뻔뻔스런 식당 주인 오펠리아의 아들과 맺어질 참이다.

<퀸즈>의 세계는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못해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퀴어시네마의 천국이다. 엄마들은 아들의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힘겨워하는 과정을 이미 넘어선지 오래고, 그들의 목표는 어떻게든 아들들의 단체 결혼식을 무사히 치러내는 것. 하지만 다섯명의 엄마와 한명의 아빠, 여섯명의 아들에다 개 한 마리가 쉴새없이 떠들어대니 일이 제대로 되어갈 리 없다. 엄마는 아들의 약혼자와 섹스를 하고, 아들의 엄마와 아빠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보카보카>(1995)의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 감독은 이처럼 슬랩스틱과 블랙코미디가 뒤섞인 소동극을 통해, 대안적인 가족과 전통적인 가족의 이상적인 봉합을 제시한다. 카르멘 마우라와 노마 알레한드로, 마리사 페레데스 등 당대 최고 스페인 중견 여배우들의 노련한 앙상블이 돋보이는, 유쾌하고 정신없는 스페인산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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