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흔들리는 구름>의 이강생
2005-10-09
글 : 김도훈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촬영때 성행위를 하는 기계가 된 듯 했다”

잠을 설쳤나보다. 퉁퉁부은 눈으로 인터뷰룸에 들어온 이강생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눈으로만 전한다. 이번으로 도합 8번째 방문. 이 수줍은 청년은 대체 몇번이나 부산에서 인터뷰를 했을까. “한국관객들의 시각이 시작보다 훨씬 높아진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지난 10년을 지켜본 산증인의 울림이 느껴진다. 올해 그는 신작 <흔들리는 구름>으로 부산을 찾았다. 질펀한 수박 섹스로 시작해 (아마도)영화사상 가장 긴 사정 장면으로 막을 내리는 <흔들리는 구름>은, 언제나처럼 소통불능의 영혼을 위로하는 차이밍량의 영화다. 그리고 차이밍량의 영화에는, 언제나처럼 영화적 동반자이자 페르소나인 이강생이 있다.

-<흔들리는 구름>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극단적인 시나리오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조금 놀란정도?(웃음). 촬영때는 내가 꼭 성행위를 하는 기계가 된 것처럼 느낀적도 있었다. 하지만 완성된 영화에는 전혀 에로틱한 기운이 없다. 오히려 굉장히 유머러스하게 찍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포르노 촬영장면에 이어지는 사정장면은 어떻게 해석하며 연기한 것인가.
=사랑의 시작을 뜻하는 장면이라고 여겼다. 영화속에서 둘의 사랑은 잘 보여지지 않지만, 마지막 장면에서야 사랑의 감정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얻는 과정이 그토록 고통스럽게 어려운 일이라는 데 동의하나.
=사랑을 얻는 과정 자체가 힘든 일은 아니지 않나. 사랑을 얻지 못하거나 사랑이 떠나는 게 고통스러운거겠지.(웃음)

-당신은 차이밍량을 스승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 그의 어떤 점을 스승처럼 존경하나.
=차이밍량의 창조적인 역량을 깊이 존경한다. 대만 영화계의 침잠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예술적 신념을 지키면서 창조적인 영화들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당신이 출연한 차이밍량의 영화중에서 가장 공감하는, 혹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뭔가.
=<흔들리는 구름>과 <거기 지금 몇시인가>.

-한사람의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지금의 대만이란 어떤 장소인가.
=솔직히 대만에서 영화를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인재들도 홍콩으로 급속히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독립영화를 만드는 감독들이 지금도 생겨나고 있으며, 어쩌면 대만의 특수한 상황이 오히려 예술적 소재를 제공해주는 지도 모르겠다.

-감독으로서의 데뷔작인 <불견> 이후 또다른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가.
=본격적인 프로덕션이 진행중인 것은 아니다. 작년 PPP 당선작인 <Help Me>를 만들기 위해 자금을 모으는 중이고, 운이 좋으면 내년에는 촬영에 들어갈 수도 있을것 같다.

this is kang-sheng lee’s 8th visit to pusan. “i think the korean audience’s level has upgraded.” this is a testimony coming from a 10-year witness of piff. this year, he came to pusan with his new film, <the wayward cloud>.

how did you feel after reading the scenario of <the wayward cloud> for the first time?

i didn’t feel it was extreme. i was just surprised (smiles). during the shooting, i recall feeling like a sex machine. however, the outcome wasn’t so erotic. rather, i think it is humorous.

you have mentioned once that ming-liang tsai is your mentor. in what way do you respect him?

i respect his creative ability. although the taiwanese movies were in a slump, he was able to keep faith and continued to produce creative films.

among your films with ming-liang tsai, which one do you feel the most sympathy towards, or which one do you love the most?

<the wayward cloud> and <what time is it over there?>.

as an actor and as a director, how would you describe taiwan now?

frankly speaking, it’s hard producing films in taiwan. talented people are stepping out of taiwan. however, there are new directors who are continuing to produce indie films and maybe because of the special circumstances they are in, they are able to find artistic subject matters.

are you preparing for another film after your debut film, <the missing>?

the actual production hasn’t started yet. i am in the course of gathering funds to produce last year’s piff prizewinner, <help me>. with any luck, i will be able to start shooting next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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