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2005-10-09
글 : 김도훈

<호텔 르완다>는 1990년대 중반 아프리카의 소국 르완다를 피로 물들였던 후투족의 투치족 인종말살의 한가운데로 관객을 데려간다. 폴 루세사바기나는 수도 키갈리의 후투족 호텔 지배인. 아내가 투치족인 그는 학살의 현장에서 1천여명의 투치족들에게 호텔을 피난처로 제공한다. 내전이 격화될 수록 난민들의 희망도 희미해져가지만, 영웅적인 행위의 결실은 살륙의 총구앞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1268명의 투치족에게 새로운 삶을 안겨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호텔 르완다>는 ‘르완다의 쉰들러’ 폴을 주인공으로 하지만 <쉰들러의 리스트>처럼 감상적인 어조를 품지는 않는다. <아버지의 이름으로>(1993)의 각본가이며, 첫 연출작인 <어느 어머니의 아들>(1997)로 북아일랜드 분쟁을 이면을 다루었던 테리 조지는, 극단적인 폭력을 행하는 후투족의 만행을 까발리는 동시에 르완다를 외면했던 서방국가들에 원죄를 묻는다. 르완다의 사회주의화를 두려워하던 통치자 벨기에와 프랑스는 후투족에 무기를 건넸고, 미국과 유엔은 모르는 척 검은 대륙의 비극으로부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100일 만에 100만명이 생을 잃은 고깃덩어리로 화했다. <호텔 르완다>는 그 소름끼치는 죽음들을 위한 서구사회의 참회록이다.

관련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