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신예들이 ‘세대’라는 주제로 만든 다섯 단편을 모은 옴니버스영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대륙중 하나인 동유럽의 부모와 자식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불가리아의 부모는 프랑스 여자와 결혼하는 아들을 위해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들은 휴대폰의 목소리로 결혼서약을 알릴뿐이다. 루마니아의 시골 소녀는 아픈 엄마를 방문하기 위해 유일한 친구 칠면조를 데리고 도시 나들이에 나섰지만, 거대한 도시에서 조그마한 시골 소녀는 이방인일 뿐이다. 무스타르는 다리 하나를 경계로 보스니아와 유고슬라비아로 갈린 마을. 부모들은 죽음의 기억을 안고 살지만, 소녀들은 똑같이 제니퍼 로페즈를 좋아하는 하나의 세대다. 유고슬라비아의 늙은 트램(노면전차) 차장은 스튜어디스로 일했던 화려한 젊은 날을 속으로 품은 채 살아가지만, 딸은 과거의 기억을 벗어버리라 외치며 남자를 따라 브라질로 도망치겠다고 선언한다.
다섯명의 신예들은 ‘세대’라는 거대한 주제 아래서도 정색하지 않고 신랄한 유머 감각을 통해 동유럽의 변화를 짚어낸다. 단편의 힘을 확실히 보여주는 <로스트 앤 파운드>는 노쇠한 작가주의의 성지, 동유럽 영화의 미래에 새로운 희망을 싣는 협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