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영화]
<차밍스쿨 & 볼룸댄스> Marilyn Hotchkiss Ballroom Dancing & Charm School
2005-10-09
글 : 김도훈

프랭크는 자살한 아내의 기억을 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빵가게 점원. 아침 일찍 빵배달을 나가던 그는 고속도로에서 참혹한 사고를 목격한다. 부서진 자동차 안에는 어린 시절 첫사랑과의 약속장소로 향하던 스티브가 죽어가고 있었고, 그는 프랭크에게 마릴린 호치키스 댄스 스쿨로 가서 여자를 만나달라고 부탁한다. 내키지 않는 제의에도 불구하고 고인을 위해 댄스 스쿨을 찾은 프랭크. 스티브의 여인은 그곳에 없었지만 프랭크는 자신도 모르게 춤의 세계에 빠져든다.

<차밍스쿨 & 볼룸댄스>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구식의 댄스 스쿨을 통해 죽은 자와 산 자의 상처를 포근히 감싸 안는 영화다. 차차차와 말렝게의 리듬 속에서 프랭크는 죽은 아내의 환영을 벗어던지고, 댄스 스쿨의 회원들은 각자가 짊어진 과거의 상처를 딛고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영화는 종종 플래시백을 통해 죽어가는 스티브의 기억, 60년대의 순진하던 미국을 되살려낸다. 관객들은 사랑스러운 과거가 기억의 필터를 거쳐 정제된 것임을 깨닫게 될테지만, <차밍스쿨 & 볼룸댄스>에는 그토록 이상화된 추억마저도 껴안아주고 싶을만큼 사랑스러운 기운이 서려있다. 춤을 추듯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호화 캐스팅(로버트 칼라일, 마리사 토메이, 메리 스틴버젠, 존 굿맨, 숀 애스틴, 도니 월버그)도 리드미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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