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은 배우>의 신연식 감독과 배우들
2005-10-11
글 : 이영진
다단계 방식으로 ‘좋은 배우들’찾았습니다

15인승 봉고차를 타고 해운대와 남포동을 오가는 게스트들이 있다. 신연식 감독과 일곱명의 배우들, 그리고 최용진 촬영감독을 비롯한 스탭들까지, <좋은 배우> 팀은 그야말로 대규모 PIFF 원정대다. 300만원의 제작비로 3시간에 달하는 영화를 만든 이들답게, 4명의 제작진에게만 항공권과 호텔을 제공하겠다는 영화제 쪽의 제안을 콘도와 봉고차로 맞바꾸는, 수완을 발휘해 부산을 찾았다. “다같이 만든 영화인데 누구는 떼놓고 올 수 없잖아요”라는게 신 감독의 말. 지난해 김민희, 마창훈, 임참이, 허연정 등과 함께 30분짜리 단편 <프랑스 영화처럼>을 찍던 도중 신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 수업을 위해 전작 <피아노 레슨>에 출연했던 연극배우 이종수씨에게 트레이닝을 부탁했고, 결국 사계절이 필요한 <프랑스 영화처럼>을 잠시 접어두고 신 감독과 배우들은 올해 1월부터 새로운 프로젝트 <좋은 배우>에 돌입했다.

“다단계 방식이라고 보면 되요” 신 감독과 배우들은 이현호, 신현지 등 자신들이 알고 있던 배우들을 끌어들이면서 보수없는 행복을 누리겠다는‘좋은 배우’들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실험극 공연을 앞둔 한 극단의 갈등을 통해 막연한 신념으로 불안한 하루를 살아내는 군상들을 바라보는 <좋은 배우>는 “하루 찍고 5일 연습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촬영이 진행됐다고. 합숙에 가까운 4개월 동안의 촬영을 견뎌낸 이들은 처음에는 “잘 먹으면서 촬영했다”더니, 얼마 안가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NG가 난 적이 여러번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고된 행군에도 아역배우, 극단배우, 학생배우 등 출신이 다양한 이들 ‘좋은 배우들’은 신 감독 곁을 떠날 생각이 없는 듯하다. 혹시 취사병 출신이라 못하는 음식이 없는 신 감독의 요리 솜씨에 반한 것일까. 촬영을 끝내 뒤에도 얼마전까지 각종 인문학 스터디를 했다는 이 괴상한 공동체는 부산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내년 초부터 촬영에 들어갈 신작 구상에 몰두할 예정이다.

사진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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