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텔>의 마이클 강 감독
2005-10-12
글 : 박혜명
“배우가 꿈이었는데 아시아계라 역할 한계가 있더라”

“난 아주아주 나쁜 애였다.” 체격좋은 청년 마이클 강 감독은, 왜 한국인 부모에게서 한국어를 배우지 않았냐고 묻자 이렇게 답하고 웃었다. 그의 장편데뷔작 <모텔>은 뚱뚱하고 내성적인 열세살짜리 중국계 미국인 소년의 사춘기를 담은 영화다. 외할아버지와 홀어머니, 여동생과 사는 어니스트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보다도 모텔 방 청소를 먼저 해야한다. 남자라면 모두 공감할법한 사춘기의 순간들을 침착하고도 따뜻하게 그려낸 감독은 한국인 부모 밑에서, 그러나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로드아일랜드에서 자랐다. 부산에 동행할만큼 친형과는 절친하지만 사춘기 시절에는 롤모델을 찾지 못했고, 배우를 하려고 했으나 아시아계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역할의 한계를 깨닫고 직접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한국계 감독들을 찾아보니 13명밖에 안되더라”며 “내가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동안은 아시아계 미국인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마이클 강 감독은 흐트러짐없는 자세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사진 안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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