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홀드 업 다운>의 사부 감독
2005-10-13
글 : 박혜명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할 겁니다”

두 명의 은행강도가, 훔친 돈을 보관한 라커룸 열쇠를 잃어버린다. 그 열쇠를 우연히 삼켜버린 길거리 음악가는 교통사고로 강에 버려지고, 목사에서 전업한 트럭 운전수는 그 장발의 음악가를 재림한 예수라 여겨 강에서 구한다. 형사는 두 명의 은행강도를 뒤쫓기 시작한다. <홀드 업 다운>은 일본 감독 사부의 영화다. <탄환 러너> <포스트맨 블루스> <드라이브> 등이 그랬던 것처럼 범법자, 법의 수호자, 어쩌다 사건에 말려든 시민들이 뒤엉켜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쉴새없이 벌어지는 추격전이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꼬여가는 상황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폭소를 자아낸다. 잘 알려진 것처럼 배우에서 감독이 된 그는, 현장에서 ‘예산이 더 있으면 더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 텐데’라고 한숨짓는 감독이나 프로듀서들을 보며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다. 그 생각이 지금까지 이어져, 그는 또 한 편의 저예산 코미디영화를 내놓았다.

<홀드 업 다운>은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사부의 전작 <하드 럭 히어로>와 비슷한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하드 럭 히어로>는 일본 아이돌그룹 V6의 뮤직비디오 3편의 연출을 계기로 만들어진 영화다. V6의 멤버 사카모토 마사유키와 나가노 히로시가 주연한 <홀드 업 다운>은 그룹결성 10주년이 동기가 됐다. V6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생일날 히로시가 전화를 해줬다”며 담담하게 말하는 그는 무겁고 진지한 사람이다. 그의 영화 속 인물들은 시종 달리고 구른다. 사부는 일단 자리에 앉으면 엉덩이도 잘 안 뗄 것 같다.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인터뷰내내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자세로 “지금의 스타일을 앞으로도 유지할 생각”이라 말했다.

사진 인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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