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DVD]
[코멘터리] 토니 레인즈의 극찬을 들어보실라우, <로드무비>
2005-10-14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대식과 석원, 두 남자의 감정이 서서히 합쳐지기 시작하는 장면.

흥행작은 아니지만 비평적으로 주목받았던 <로드무비> DVD에는 극장에서 겪은 열패를 만회하듯 음성해설이 3개나 실려 있다. 감독과 평론가의 음성해설이 가장 들을 만한데, 평론가의 시의적절한 질문과 감독의 자신감 있고 진지한 답변이 인상적이다. 감독은 일반인들이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영화를 풀어갔다며 마지막 장면 등 논란거리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제시한다. 몇몇 장면에서 평론가에게 역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재미있다. 두 번째는 배우 황정민, 정찬, 서린이 참여했는데, 촬영장의 뒷이야기, 배우 입장에서 등장인물 분석 등에 집중한다. 대부분의 배우 음성해설처럼 다소 가벼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데 ‘석원이 얼마를 날렸을까요?’와 같은 몇몇 부적절한 질문이 옥에 티다.

마지막은 비평가 토니 레인즈. 이것은 한국영화 DVD에 해외 평자가 참여한 최초의 기록이다. 레인즈는 과감한 생략을 통해 함축성이 높은 감독의 연출을 높게 평가하고, 90년대 이후 양적으로 풍성해졌으나 개성은 엷어져갔던 한국영화계에서 진정성을 담은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극찬한다. 다만 화폐 단위나 포장마차, 룸살롱 문화 등을 굳이 설명한 것은 아무래도 외국 관객들을 기준에 둔 해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감상자가 그의 시각을 통해 영화를 한 걸음 떨어진 상태에서 보게 되는 것은 미덕이다. 더욱이 소외된 사람들을 다룬 <로드무비>의 경우, 이해를 위해 이런 이방인의 시각이 상당히 필요하기도 하다. 이 3개의 음성해설은 단순한 부록 늘리기가 아닌, 각각의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흥미로운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황정민은 실제 노숙자와 합숙하며 배역을 철저히 준비했다.
공간에 생생한 감정을 배이게 하는 감독의 연출이 높이 평가받았다.

대식은 석원을 떠난다.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 수밖에 없는 사람들.
계속 돌아오는 석원에게 대식은 기쁨과 부담감을 동시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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