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루카스의 데뷔작인 <THX 1138>은 프랜시스 코폴라와 그의 영화사 아메리칸 조이트로프와 별개로 생각할 수 없다. 조이트로프는 60년대 미국 서부의 2대 영화 학교였던 UCLA와 USC 출신의 두 젊은이-루카스와 코폴라-가 주축이 된 회사. 평균 연령 5~60대였던 기존 스튜디오의 고루한 제작 방식에 염증을 느낀 그들은 ‘카메라와 아이디어가 있는데 영화사가 뭔 소용이야?’ 라며 뜻을 모아 샌프란시스코에 소박한 전원주택 풍 건물을 영화 기자재로 채운 것이 시작이었다.
조이트로프에는 젊은 영화인들이 모여 들어 침실에서는 편집을, 정원에서는 식사를 하며 시나리오를 논하며 무한한 영화의 자유를 꿈꾸었다. 때마침 새로운 인재들을 원했던 할리우드는 이들을 받아들여 만들어진 첫 영화가 바로 <THX 1138>이었던 것. 그러나 너무나 비관습적인 영화를 투자자들은 좋아하지 않았고, 편집권을 둘러싼 워너와의 갈등 과정에서 조이트로프의 황금시대는 끝나고 말았다.
잭 케루악의 보헤미안적 삶에 대한 동경, 카메라로 세상을 바꾸고야 말겠다는 순수하면서도 뜨거운 열정, 미래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 조이트로프는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남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유산은 그곳을 거쳐 간 인재들이다. 훗날 할리우드를 뒤흔든 수많은 이름들. 그들이 끝내 이루지 못한 꿈과 가능성을 여전히 그리워하는 이유다. 작년에 출시된 <THX 1138 감독판> DVD에는 조이트로프의 초창기 이야기를 다룬 감동적인 다큐멘터리가 들어 있다. 루카스, 코폴라와 동세대 배우인 리차드 드라이퍼스가 내레이션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