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극장가에 게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앞다투어 개봉하고 있다. 11월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전까지만 줄잡아 10편 이상의 게이 영화가 개봉 대기 중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로는 <카포테> <키즈 인 스쿨> <키스 키스 뱅뱅> <웨더맨>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카포테>는 1950년대를 풍미했던 논픽션 게이 작가 트루먼 카포테의 삶을 소재로 한 영화다. 트루먼 카포테가 의심쩍은 유죄 판결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이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은 <플로리스>에 이어 다시 한번 게이 캐릭터를 소화해낸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미지 변신도 눈에 띈다. 올해 칸영화제 비경쟁 공식 초청작 <키스 키스 뱅뱅>에서는 발 킬머가 게이 형사로 등장한다.
게이 영화의 붐은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로크백 마운틴> <더 다잉 골> <게이 섹스 인 더 70s> <브랙퍼스트 온 플루토> <렌트> <트랜스아메리카> <미세스 핸더슨 프레즌트> <더 프로듀서> 등이 대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첫손에 꼽을 만한 것은 올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브로크백 마운틴>이다. <와호장룡> 등으로 국내에도 익숙한 리안의 신작이다. 각자 자신들의 가정을 갖고 살아온 두명의 카우보이가 20년 넘게 사랑을 유지해가는 “게이 웨스턴” 영화다. 닐 조던이 감독하고 질리언 머피가 출연하는 <브랙퍼스트 온 플루토>는 게이 주인공이 엄마를 찾아 여행을 떠난 길에서 IRA의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트랜스아메리카>는 여자로 성전환을 하고 LA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이 아들에게서 연락을 받고 뉴욕으로 찾아가 겪게 되는 이야기다. 이 밖에도 <더 게이 섹스 인 더 70s>는 뉴욕의 게이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작가, 음악가 등 예술가의 삶에 초점을 맞추거나, 무언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눈에 많이 띈다. 이상의 대기작 중 5편은 11월에, 나머지 4편은 12월에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