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당신이 모르는 헤드윅 이야기, 뮤지컬 <헤드윅>
2005-11-18
글 : 이다혜
12월31일까지/ 대학로라이브극장/ 02-3485-8740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즐겁고, 뻔뻔할 정도로 대담하며, 고막이 터질 듯 폭발적이다. ‘2005 뮤지컬 대상’을 수상한 뮤지컬 <헤드윅>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1기 헤드윅인 김다현과 송용진이 이번에도 금발 가발과 함께 헤드윅으로 무대에 서며, 엄기준이 새로운 헤드윅으로 참여했다. 헤드윅과 함께 극을 이끄는 이츠학 역으로는 서문탁, 백민정, 이영미가 출연한다. 2기 <헤드윅> 공연 첫날, 객석 중앙으로 이어진 작은 무대 위의 열기는 금세 객석마저 들뜨게 만들었다. 인터미션 없이 2시간을 이어달린 뮤지컬 <헤드윅>은 마치 실존하는 드랙퀸 헤드윅의 공연을 보는 듯 활기차고 매력적이었다. “여러분이 좋아하든지 말든지, 소개합니다! 헤드윅!”이라는 이츠학의 소개와 함께 객석 뒤편에서 헤드윅이 블론드 가발을 쓰고, 화려한 의상을 나비의 날개처럼 활짝 펼쳐 보이며 등장하는 것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헤드윅은 교태를 떨고, 욕설을 내뱉고, 노래를 부르고, 때로 우울해하고 슬퍼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 펼쳐놓았다.

뮤지컬 <헤드윅>은 94년 미국 뉴욕의 작은 드랙퀸 바에서 시작되었다. 입소문이 퍼져 <헤드윅>은 98년 오프 브로드웨이로 옮겨져 컬트가 되었고, 영화로 만들어진 뒤에는 각종 영화제 상과 전 매체의 찬사를 받으며 신드롬이 되었다. 하지만 영화 <헤드윅>을 떠올려 ‘이미 아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영화가 하지 않는 방식으로, 뮤지컬 <헤드윅>은 헤드윅과 이츠학, 그들의 밴드, 그리고 토미 그노시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스타가 된 옛 연인 토미의 무대를 그림자처럼 좇으며 공연을 하는 헤드윅은 때로 무대 한켠의 문을 열어젖혀 토미 무대의 열기와 관중의 열광을, 그리고 토미의 자기중심적인 외침을 들려주는데, 이 무대가 마지막에 환상적으로 헤드윅의 무대와 결합된다. 헤드윅은 “천국은 이브가 아담 속에 있을 때, 그때였어”라고 하지만, 헤드윅은 마침내 자기 안의 천국을 발견하고, 관객과 함께 행복하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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