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 & 코멘터리]
<데이비드 게일> 집요한 리얼리티의 추구로 그려낸 드라마
2005-11-21
글 : 김송호 (익스트림무비 스탭)

게일과 콘스탄스의 마지막 대화 장면은 감독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고.

비인간적 사형제도의 모순을 고발하고자 온몸을 던지는 철학자의 이야기를 그린 <데이비드 게일>. 사형제도의 열렬한 반대파인 앨런 파커 감독은 DVD 음성해설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기 보다는 영화를 사실에 충실하게 만드는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그는 음성해설 중 넌지시 할 말을 하고 마는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난 부분이 극중 게일의 TV 출연 시퀀스다. 게일에 맞서 사형제도를 지지하는 극중의 주지사와 조지 W. 부시와의 공통점을 밝힌 것이다. 극중의 주지사는 영화 제작 당시 실제 주지사였으며 재임기간 동안 150건 이상의 형을 집행, 이 부문 최다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부시를 연상시키는 인물로 최근 미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대법관 지명에 관한 혼란과도 연결된다. 낙태와 함께 사형은 그 나라에서 가장 민감하고 논쟁적인 주제이니까.

음성해설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은 가급적 극의 내용과 관련된 실제 장소에서 촬영을 진행한 과정이다. 파커는 텍사스의 사형수들이 수용되어 있는 폴룬스키와 앨리스 감옥 등의 외부를 카메라에 담았으며, 보안 문제로 촬영할 수 없는 내부는 구조는 물론 재질까지 실제와 똑같은 세트를 만드는 공을 들였다. 또한 까다로운 감옥 보안 절차의 디테일을 대본에 첨가하거나, 실제 교도소 관리들을 모델로 영화 속 캐릭터에 살을 붙이기도 하는 등 감독의 집념이 그대로 드러난 영상의 리얼리티는 높은 수준이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하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현실의 문제를 언급하는 이 영화에서 리얼리티의 추구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였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인인 윈슬렛은 미국식 악센트 구사를 위해 수개월의 노력을 투자했다.
이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일본식 정원도 실제 감옥 시설이었다고.

거리에서 소크라테스를 논하는 게일. 그의 앞날을 암시하는 중요한 장면이다.
순교자 게일. 전형적인 앨런 파커식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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