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에서 대테러용 최신예 전투기를 탄 주인공들이 상대하는 적은 세 종류. 미얀마의 반군, 타지키스탄의 군벌, 그리고 북한 인민군이다. 국민감정을 고려해 국내 개봉 당시에는 후반부에 등장하는 ‘미수교국’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편집되었지만 사실 그곳은 ‘악의 축’ 북한이었던 것이다.
무삭제판 DVD에는 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북한 관련 장면들을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주인공 카라가 추락한 장소가 북한임을 안 지휘관은 구출작전을 아예 포기하고, 헐벗고 굶주린 차림으로 빨래를 하던 아낙네들은 난데없이 나타난 미군을 보고 ‘어머나’라고 외친다. 주민들의 신고로 나타난 인민군들. 그 중 살벌한 인상의 장교 ‘윤’은 병사들을 이끌고 카라를 추격하는데, 극장 버전에서 카라에게 부상을 입힌 정체불명의 저격수가 실은 그라는 것이 확인된다.
결국 카라는 다친 몸을 끌고 힘겹게 인민군 초소까지 도착한다. 극장에서는 단순히 국경인 것처럼 편집되었지만 우방국 남한으로 넘어가기 위한 DMZ 철조망이라는 것이 영화 속의 설명이다. 이윽고 최후의 일전은 벌어지고 카라를 구출하러 온 벤 중위에 의해 ‘윤’은 물론 인민군 1개 대대 이상이 전멸 당한다.
우리가 무심히 보아온 <람보> 같은 영화와 크게 다를 것도 없지만, 어찌됐건 한 핏줄을 나눈 우리 동포들이 미군의 최신식 무기 앞에 추풍낙엽 신세가 되는 모습이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게다가 순전히 미군의 실수로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무력충돌이 빚어졌으니 실제로 그러한 일이 벌어진다면 영화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