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를 습격한 괴수 고지라. 가는 곳마다 파괴와 죽음을 몰고 다니는 이 괴수의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2004년, 고지라 50주년을 맞아 단독 취재라는 특종을 잡은 그들은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사실을 보도할 의무를 지닌 기자들이었다. 철탑에 올라가 목숨을 걸고 자신들의 의무를 지키던 그들의 앞으로, 마침내 고지라가 지나간다! 절체절명의 순간, 살아남는 길은 오직 고지라를 자극하지 않는 것 뿐!
그러나...
하필이면 이 때 숨 막히는 침묵을 깨는 휴대폰 벨소리!
고지라는 예외 없이 철탑을 무너뜨리고, 최후의 순간 라디오 캐스터가 남긴 처절한 유언.
“전화는 안된다니까!!”
곧이어 유유히 사라지는 고지라와 함께 뜨는 자막 - ‘곧 상영이 시작되니 휴대폰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지난 해 일본 극장가에서 상영된 휴대폰 매너 광고로서, 1954년 공개된 시리즈 제1작 <고지라>의 장면을 편집한 것이다. 극중의 실제 상황은 도쿄를 불바다로 만드는 고지라의 파괴 상황을 목숨을 걸고 보도하던 방송 기자들이 결국 죽고 만다는 것으로, 마치 종군 기자들과 같은 처절한 상황이 짙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러나 공익 광고를 위해 휴대폰이 울리는 장면과 벨소리를 넣은 것만으로 조금은 코믹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멋진 광고가 되었다.
지금까지 고지라의 극중 영상을 활용하거나 직접 등장한 광고는 많이 있었지만, 제1작에 등장한 초대 고지라가 나온 것은 이 광고가 처음이다. 이 역시 고지라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하나의 이벤트로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이 광고는 지난해 여름부터 일본 극장에서 공개되었으며 12월에 개봉된 50주년 기념작 <고지라: 파이널 워즈> 상영 시에도 볼 수 있었다. 영화 개봉 전 예매권과 함께 증정된 홍보용 DVD인 <고지라 파이널 배틀 DVD>와 현재 발매 중인 <고지라: 파이널 워즈> 특별판 DVD(디스크 3장 세트)에 부록으로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