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묵공> 촬영 중인 배우 오기륭
2005-12-08
글 : 김수경
사진 : 서지형 (스틸기사)
중국서 영화 찍는 것은 언제나 환영이다

<묵공> 촬영현장에서 취재진에 실제 연기를 보여준 인물은 단 한명이었다. 망루에 올라 시위를 당기는, 검게 그을린 얼굴이 낯익다 싶더니 대만 배우 오기륭이다. 1970년생인 오기륭은 대만 보인대학 체육과 재학 중에 오디션을 거쳐 1988년 진지붕, 소유붕과 함께 아이들 그룹 소호대로 데뷔한다. 다른 멤버들의 학업과 군대 문제로 소호대가 해체되고 1991년부터 본격적인 연기자로 활동한 그는 금성무, 임지령, 소유붕과 함께 대만의 4천황이라 불리며 중화권을 대표하는 꽃미남으로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협녀틈천관> <유인설애아> 같은 TV 연작과 <양축> <가을날의 동화> 리메이크판을 통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스크린 밖에서도 어려운 가정을 오랫동안 부양하는 소문난 효자였고, <가을날의 동화>를 계기로 맺어진 채소분과의 아름다운 사랑·이별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기륭은 <묵공>에서 혁리(유덕화)에게 중용되는 궁수 자단 역을 맡았다. 유도 2단, 태권도 3단의 유단자이기도 한 오기륭은 극 중에서는 자신과 여러 가지 다툼을 벌이는 왕자 양적 역의 최시원에게 기자회견 내내 장난을 거는 등 유쾌한 모습을 보였다. 오기륭 혹은 니컬러스 우라고 불리는 30대 중반의 남자가 말하는 <묵공>과 대륙의 촬영현장에 관한 이야기.

-<묵공>을 처음 접한 것은 언제였나? 원작 만화와 시나리오 중 어느 것을 먼저 봤나.

=평소에도 만화를 즐겨 보는 편이다. 원작 만화를 아주 오래전에 봤는데 무척 흥미롭고 깊이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출연제의가 들어왔을 때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내가 맡은 자단은 큰 배역은 아니지만 전쟁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흐름을 조절하는 좋은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자단은 어떡 역할인가? <반지의 제왕>의 네골라스처럼 궁수인 것 같다.

=자단은 초반부에는 평범한 병사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묵가의 제자 혁리를 만나서 성을 수비하는 핵심적인 인물로 등용된다. 이를 통해 자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큰 성장을 이룬다.

-두 주인공 안성기와 유덕화는 각자 아시아를 대표할 만한 이력의 소유자들이다. 현장에서 만나보니 어떤가.

=안성기 선생은 언제나 생활하듯이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분이며 현장에서도 대단한 인내력을 보여준다. 유덕화 선배는 변화무쌍한 에너지를 보여주는 배우다. 그들은 이미 연기의 일가를 이룬 사람들이다.

-대만 배우로서 중국 대륙에서 작업하는 상황이 각별할 것 같다.

=예전부터 대만, 홍콩, 중국은 드라마와 영화의 영역에서 매우 교류가 활발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인적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여기서 영화를 찍는 것은 배우로서 언제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분장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분장과 상관없이 얼굴이 햇볕에 많이 그을린 것 같다.

=보통 1시간 넘게 걸리는 편이다. (옆에 있는 최시원을 가리키며) 나도 사실은 이렇게 하얀 피부였는데 촬영 때문에 지금처럼 까매졌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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