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의 외곽에 형성된 빈곤층 집단거주지인 ‘신의 도시’. 영화 <시티 오브 갓>은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까지 그곳에서 실제 벌어졌던 범죄의 연대기다. 속도와 열기와 아이디어와 범죄와 현란한 영상의 조합품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리게 되는) <시티 오브 갓>은 세계적으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카메라의 눈을 자처하는 <시티 오브 갓>은 어쩐지 감각적인 작품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시티 오브 갓>은 몇몇 범죄자의 타고난 악마성에 더 큰 관심을 가진 듯하며, 그 결과 현실은 있으나 눈에 보이질 않는다. 우린 헥토르 바벤코의 <피쇼테>(1981)에서 브라질 부랑아들의 처참한 현실을 이미 목격한 바가 있다. 두 영화는 모든 친구가 사라진 뒤 홀로 걸어가는 주인공을 보여주며 끝나는데, <시티 오브 갓>은 <피쇼테>가 주었던 감동의 깊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기록은 눈과 기교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월터 살레스와 외국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브라질 영화에 ‘착취’의 혐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DVD는 수준급의 영상과 소리를 들려주며, 두 번째 디스크에 꽤 많은 분량의 부록을 담고 있다. 훈련을 통해 빈민가 소년들을 배우로 만드는 과정을 담은 50여분의 기록영상과 스탭과 배우, 실존인물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25분짜리 메이킹 필름 외에 각국의 포스터와 예고편 모음,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그러나 <시티 오브 갓>은 뒤늦게 이듬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다)을 풍자한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 수상 내역 등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