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명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차기작이 13일 발표됐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대신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가 연출을 맡을 작품의 제목은 <게드 전기>(내년 7월 개봉 예정). 우리에게는 <어스시의 마법사>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어슐러 르 귄의 판타지 소설이 원작이다.
1968년 첫 발표 이래 현재까지 6권의 책으로 나온 <어스시의 마법사>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중 하나로 꼽히는 명작. 고대의 언어가 마법의 힘으로 작용하는 가상의 세계 어스시를 배경으로 전설적인 마법사 게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원작의 3~4권을 중심으로 위험에 빠진 세계를 구하려는 게드와 젊은 왕자 아렌의 모험이 그려질 예정이라고.
당초 원작자인 르 귄은 자신의 작품을 맡길 사람으로 마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지명했으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연출로 인해 수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 지브리 미술관 관장직을 역임했던 장남 미야자키 고로가 감독직을 맡게 되었는데, 건설 컨설턴트 경력을 지닌 그로서는 첫 애니메이션 데뷔작이 될 전망.
아들의 감독 취임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후문에 대해 그는 “아버지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지만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