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세기의 앞 반절에 일본이 점령하고,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기점으로 미국에 의해 이용당하고,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과정이 있기 전까진 독재 지배하에서 전후사 대부분을 보냈던 나라의 영화에 관한 것이다. 묘사로 한국 같기도 하겠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나라는 대만이다.
대만 영화사는 한국영화와는 매우 다른 기로에 서 있다. 2005년에 대만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는 비율은 50명 중 한명꼴도 안 됐다. 올해 극장에 걸린 24편의 대만영화는 타이베이에서 영화당 평균 5만달러의 이익을 냈으니, 영화산업은 바닥을 치고 있어야 할 때다. 그러나 대만 영화산업은 어느 때보다도 낙관적이다. 신세대 영화감독들과 새로운 제작사, 그리고 새로운 자금원이 있다. 일부분은 국제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비싼 값에 대한 반응 속에서, 대만영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해외 구매자들에게서도 더 놓은 가격을 받고 있다.
대만에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기구가 없다. 독재정권의 유물로 3년 내에 대체될 전망인 정부 정보국 아래 영화부서가 있다. 이 부서는 검열을 시행하고, 영화사에 인가를 주고, 상당한 보조금을 체계화하고, 관료주의적 위원회 절차를 통해 누가 그것을 받게 될지를 결정한다. 그 결과 영화산업은 오랫동안 정부 보조에 의존해오고 있다. 감독과 제작자들은 한쪽 눈으로 계속 정부 정책을 주시하면서 정부의 최신 전략에 작품활동의 행로를 맞춰왔다. 2003년에 정부가 6개월 정도 보조금 수여자 발표를 늦췄을 때, 제작활동이 정지됐을 정도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따라, 정부는 현재 대만을 위한 차후, 최선의 방향으로 디지털 미디어라는 모호한 개념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영화 관련 보조금은 게임, 소프트웨어, 디지털 애니메이션, 그리고 CGI에 큰 비중을 둔 영화개발을 목표로 하며 정부 산하의 행정기구가 배당한 5년간의 6억달러 투자펀드다.
반면, 정부와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교섭에서 오랫동안 단절됐던 스크린쿼터의 옵션을 심각하게 요구하는 이는 없다. 대만엔 더 큰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관객이 자국영화를 버린 상황에서 쿼터도 극장의 빈자리를 채워주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다. 마찬가지로, 불법복제도 자국영화를 억누르고 있는 요소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대만은 허우샤오시엔 감독이나 차이밍량 감독과 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들은 있지만, 관객이 폭 넓게 포용할 수 있는 상업 장르에서 작업하고 있는 세계 수준의 연출자인 봉준호 감독이나 박찬욱 감독과 같은 이는 없다. 가까운 미래에 대만에서 <살인의 추억>이나 <친절한 금자씨>만큼 영화적으로도 풍부하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내지는 못할 것이다.
제작자 여러 명이 새로운 수출 가능성을 보고 좀더 상업적인 영화제작에 성패를 걸며 이런 상황을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제작 중에 있는 영화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수차오핀 감독의 <실크>(Silk)로 세계 최초로 유령을 잡는 내용을 담은 500만달러짜리 스릴러이다. 수 감독은 하이 컨셉의 장르를 넘나드는 시나리오 작가로, 아시아영화의 댄 브라운(<다빈치 코드>의 작가)이라고 할 수 있다. 수 감독은 시나리오 보급창고에 또 다른 무기를 갖고 있는데, 대만이 불온한 전쟁의 그림자를 드리운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 중 어느 한쪽과 동맹을 맺어야 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48시간을 그려낸 정치스릴러 각본이다. 대만 감독들은 너무 정치적이어서 뭔가 위반을 할까봐 엄두를 못 냈던 중국 문제를 오랫동안 회피해왔다. 그러나 어쩌면 북한을 다룬 남한의 블록버스터처럼 이런 주제들이 대만 관객을 다시 자국영화로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This column is about the national cinema of a country that was occupied by the Japanese in the first half of the century, that was used by America as a station against communism, and that has spent much of its postwar history under the rule of dictatorship before a process of democratization in the late 1980s.
The country is Taiwan.
Taiwan movie history stands at a very different crossroads to South Korean cinema. In 2005, less than one out of every fifty visits to the cinema was to a local movie. With two dozen local films in theaters this year, averaging $50,000 each in Taipei, the industry should be on its knees.
Yet the Taiwan film industry is now at its most optimistic. There is a new generation of filmmakers, new production companies and new sources of finance. And partly in response to the expense of Korean films in the international market, Taiwan films are receiving increased interest and higher prices from overseas buyers.
Taiwan has no Korean Film Council. The Government Information Office, a legacy of dictatorship that is expected to be replaced within three years, has a motion picture department. It conducts censorship, licenses film companies, formulates generous subsidies and determines who receives them through a bureaucratic committee process.
The result is an industry that has long been dependent on government handouts. Directors and producers have kept one eye trained on government policy, tuning their careers to the government's latest scheme. When the government delayed the announcement of subsidy recipients in 2003 by six months, production ground to a halt.
Alongside other countries in Asia, the government has now hit on the vague notion of digital media as the next best direction for Taiwan. The biggest film-related bounty right now is a five-year $600m investment fund earmarked by the executive branch of government for the development of games, software, digital animation and CGI-heavy films.
Meanwhile, nobody is seriously calling for a screen quota, an option long cut-off in the government's negotiations with the WTO. Taiwan has bigger problems. If audiences have deserted local cinema, a quota isn't expected to fill the empty seats in theaters. Likewise, piracy is not considered an issue holding back local film.
While Taiwan has internationally recognized auteurs like Hou Hsiao-hsien and Tsai Ming-liang, it has no Bong Joon-ho or Park Chan-wook: world-class directors working in commercial genres that can be widely embraced by audiences. In the immediate future, Taiwan won't be producing anything as cinematically rich and complete as MEMORIES OF MURDER or SYMPATHY FOR LADY VENGEANCE.
Several producers are trying to change that, gambling on creating a more commercial cinema by banking on the new export possibilities. The highest profile film in production is Su Chao-pin's SILK, a $5m thriller about the world-first capture of a ghost. Su is the Dan (DA VINCE CODE) Brown of Asian cinema, a screenwriter of high-concept genre-crossovers.
Su has another weapon in his script arsenal, a political thriller set over 48 hours in which Taiwan must choose whether to ally with China or American in a looming war. Taiwan directors have long avoided the China issue as something too political to breach, but perhaps like South Korea's blockbusters about the North, it can bring Taiwan audiences back to local cine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