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웨딩>은 왕년의 대배우 제인 폰다가 <스탠리와 아이리스> 이후 15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첫 부분은 제니퍼 로페즈와 마이클 바턴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로 시작되나 깐깐한 예비 시어머니이자 신경증을 앓고 있는 제인 폰다가 가세하면서 고부간의 갈등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우리가 흔히 TV 드라마 속에서 보아온 익숙한 전개지만 할리우드 영화로서는 보기 드문 스토리. 한 남자를 둘러싼 처절한 힘겨루기보다는 삶의 방식과 세대가 다른 두 여성이 서로를 인정해가는 과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는 제니퍼 로페즈의 씩씩한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엽기적인 시어머니 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제인 폰다가 더욱 돋보인다.
강렬한 태양빛이 내려쬐는 LA를 배경으로 한 덕분에 영화는 시종일관 밝고 화사한 분위기. 선명함보다는 소프트함을 강조한 화질로서 풍부한 색감이 잘 살아있는 영상이다.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의 경우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어서인지 서라운드 채널이 그다지 활용되지 않는 편. 대신에 상황에 따라 분위기를 돋구는 음악들은 적절히 울려 퍼지고 있다.
로버트 루케틱 감독과 스탭들이 주로 참여한 음성해설은 영화 촬영에 관한 기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타이타닉>에 참여했던 촬영감독 러셀 카펜터는 비록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지만 촬영과 조명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고 이야기한다.
두 번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들 가운데 가장 재미 있는 것은 삭제 장면 모음. 정신병원에서 황당한 고해성사를 하는 제인 폰다 등 코믹한 장면들이 있는데, 그 가운데 시어머니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드레스 차림으로 멋지게 변신한 제니퍼 로페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작 다큐멘터리 항목에는 세 주연배우들과 감독에 관해 찍은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 자화자찬 격인 내용들이지만 제인 폰다의 복귀 과정을 담은 ‘웰컴 백 제인 폰다’와 촬영의 이모저모를 소개하는 ‘로버트 루케틱 - 퍼펙트 웨딩의 배후’가 볼만하다.
그 외에 제인 폰다의 비서 역으로 코믹한 연기를 펼친 완다 사익스가 브리트니 스피어스 춤을 흉내를 내는 ‘루비의 화장품 가방’, NG 장면 모음 등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부록들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