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는 요즘 같은 때에는 이국적인 남국의 낙원으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에 사는 네 마리 동물들 역시 인간이길 원했는지 스스로를 뉴요커라 칭하면서 야생의 마다가스카로 모험을 떠난다.
픽사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한 드림웍스의 최신 3D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는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다루면서도 본질적으론 <프렌즈>나 <사인펠드>같은 시추에이션 코미디를 지향한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쏟아내는 속사포 같은 말투가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어도 기발한 상황과 화려한 영상과 맞물려 독특한 재미를 자아낸다. <토요일 밤의 열기>나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테마곡이 절묘하게 쓰인 패러디들도 기가 막히다.
영상은 3D 디지털 애니메이션으로서 기대했던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준다.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과 화려한 발색을 자랑한다. 야간 장면에서의 디테일한 표현이나 야생 원숭이들의 대규모 군중 씬을 무난하게 표현해낸 것을 보면 현행DVD 기술로서 최대치를 담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영상에 비해 음향은 좀 아쉬운 편인데, 생각보다 박력이 부족하고 서라운드 채널의 활용도 두드러지지 않아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진다. 인기 배우 송강호와 전문 성우들이 참여한 우리말 더빙은 꼭 체크해 볼 것. 아이들 시청용으로도 좋지만 워낙 대사가 많은 작품인지라 자막 읽기보다 훨씬 편하다.
1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부록은 그리 많지 않은 편. 감독의 음성해설과 홍보성이 짙은 짤막한 메이킹 다큐들이 있는데, 다른 것들은 대충 보아 넘겨도 되지만 단편 작품으로 수록된 <펭귄들의 크리스마스 작전>은 놓쳐선 안 될 부가영상이다. 얼마 전 극장 개봉한 <월래스와 그로밋 - 거대토끼의 저주> 때 함께 공개되었던 작품으로 비밀작전에 능한 펭귄들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벌이는 소동극을 담고 있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크리스마스 정신’에 관한 주제로 본편 못지않은 퀄리티와 재미를 자랑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우리말 더빙까지 함께 수록되어 더욱 반갑다.
그 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6종류의 인터랙티브 게임, 샤샤 바론 코헨의 기괴한 노래가 인상적이었던 “I Like to Move it, Move it" 뮤직비디오, 실제 마다가스카 섬에 관한 ‘환상의 섬’, 포토 갤러리 등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