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맞은 미국 극장가에서도 <킹콩>이 위세를 떨쳤다. 이 ‘현대판’ 미녀와 야수 이야기는 판타지<나니아 연대기: 사자와 마녀 그리고 옷장>을 130만달러의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2주 연속 전미 박스오피스 1위를 사수했다. 일찍이 업계 전문가들은 <나니아 연대기>가 성탄절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킹콩>이 의외로 선전한 셈이다. 12월23일부터 26일까지 크리스마스 연휴 4일 동안 <킹콩>이 거둔 수입은 3140만달러로, 지난주보다 58% 하락한 수치다. 14일 개봉한 이후 누적수입은 1억1870만 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나 제작비가 2억700만달러이므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위 <나니아 연대기>는 3010만 달러 수입을 올렸다.
이번 주말에는 무려 5편의 신작이 10위권에 등장했다. 그중 가장 성적이 좋은 영화는 짐 캐리와 테아 레오니의 범죄코미디<뻔뻔한 딕 & 제인>(Fun with Dick & Jane). 부부의 강도행각을 그린 1977년 동명영화의 리메이크작인 이 영화는 2350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가족코미디 <열두명의 웬수들2>(Cheaper by the Dozen 2)는 1475만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전편과 비교해 감독만 숀 레비에서 애덤 쉥크먼으로 바뀌었을 뿐 스티브 마틴, 톰 웰링, 힐러리 더프 등 12명의 출연진은 모두 그대로다. 역시 가족코미디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는 3위에서 5위로 두계단 하락했다.
<게이샤의 추억>은 개봉한지 3주만에 스크린수를 늘려 6위로 급상승했다. 패럴리 형제가 제작총지휘를 맡은 <링어>(The Ringer)는 빚독촉에 시달리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으로 위장해 스페셜 올림픽에 부정참가하는 스포츠코미디다. 840만달러로 7위에 랭크됐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베테랑 감독 롭 라이너의 신작<루머 해즈 잇>(Rumor Has It...)은 8위로 데뷔했다. 제니퍼 애니스톤과 케빈 코스트너, 셜리 맥클레인, 마크 러팔로 등 쟁쟁한 출연진이 눈에 띄는 코미디영화. 호주산 공포영화<울프 크릭>(Wolf Creek)은 9위를 차지했다. 개봉 6주차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10위로 하락했다. 누적수입 2억6243만달러를 기록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