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신데렐라 맨> 헝그리 복서의 감동적인 성공기
2006-01-10
글 : 한청남

우리에겐 낯선 짐 브래독이라는 복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신데렐라 맨>은 대공황시대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안겨준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라이트 헤비급 선수로 데뷔해 승승장구하던 브래독은 나락으로 떨어진 미국 경제와 함께 몰락하여 가족의 끼니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인다. 어느덧 퇴물 선수가 되어 은퇴를 강요당한 그는 가족을 위해, 또 자신을 지지하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불굴의 의지로 재기하는데 성공한다.

복싱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하다고 일컬어지는 브래독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이는 앞서 <아폴로 13> <뷰티풀 마인드>에서 감동의 인간승리를 연출했던 론 하워드 감독. 러셀 크로, 르네 젤위거, 폴 지아마티 등 실력파 배우들이 열연과 1930년대 미국의 완벽한 재현은 당시를 살지 않았던 관객들을 영화에 몰입시키기에 충분하다. 쉽게 결말을 예측할 수 있는 작품이지만 궁핍했던 환경을 딛고 마침내 챔피언 자리에 오르는 브래독에게는 누구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난 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신데렐라 맨>은 비슷한 시기를 그린 다른 영화들처럼 세피아 톤의 영상을 보여준다. 간혹 거칠고 윤곽선이 흐릿한 장면도 없지 않으나 당시의 복장과 생활상을 세세하게 담아내는 화질을 보여준다. 특히 강한 조명이 내리쬐는 복싱 경기장에서 그 진가가 확실히 드러나는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포착된다.

전체적으로 서라운드 채널의 활용 빈도는 낮은 편인데, 대신에 영화 후반부에 몰려있는 경기 장면에서는 묵직한 펀치음과 관중들의 함성이 흡사 경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브래독이 상대선수에게 사정없이 두들겨 맞을 때 드는 안타까움과 그가 상대를 때려눕힐 때 드는 통쾌함에는 영상만큼이나 사운드도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부록 구성은 실망스러운데, 국내 개봉 당시 흥행 실적이 미진했던 탓인지 북미판 DVD에 포함된 감독 등 제작진의 음성해설과 제작 다큐멘터리 등이 대거 빠진 모습을 하고 있다. 남아 있는 것은 총 7개의 삭제장면 모음과 실제 브래독의 경기 모습을 담은 ‘링사이드 시트’ 두 가지. 삭제장면에는 브래독이 잘 나가던 시절에 프로모터 존스톤과 갈등을 빚는 장면, 대공황의 암울한 풍경, 브래독의 가족애 등이 담겨있다. 복싱 전문가의 해설이 함께 하는 ‘링사이드 시트’에는 론 하워드 감독, 각본가 아키바 골드맨 참여해 브래독의 결승전 기록 영상을 보며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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