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못본 장면]
<신데렐라 맨> 대공황시절의 풍경들
2006-01-10
글 : 한청남

<신데렐라 맨> DVD 속 삭제장면에는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대공황시절의 암울했던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첫 번째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브래독이 나가는 부둣가 일터의 풍경. 영화 속에서처럼 한정된 일용직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중 운 좋게 몇 사람만이 일거리를 얻는 과정이 묘사되는데, 일을 못하게 되어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 중 누군가가 총을 빼들고 관리자를 위협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그의 요구는 돈도 아닌 단순히 그날의 일거리를 달라는 것. 그 절박한 모습을 지켜보던 브래독 또한 같은 실직자로서 동정어린 표정을 짓는다.

두 번째는 빵과 스프를 배급하는 사람들과 끝없이 늘어선 빈민들의 행렬. 그들 사이에 끼어있는 브래독의 아내와 아이들은 그것이 일상인 듯 자연스런 모습이다. 그 때 복싱 슈즈를 든 브래독이 다가오고 가족들은 모처럼만에 권투 연습이냐며 반가워한다. 하지만 1달러가 급해 내다팔려는 것을 알고는 표정들이 어두워진다.

세 번째는 힘든 가운데서도 열심히 일하는 브래독과 그가 신문기사를 읽는 모습이 몽타주 형식으로 편집된 것. 기사의 내용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세운 루즈벨트 대통령의 취임연설문으로서 브래독이 가져올 희망을 암시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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