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대적인 미국 박스오피스 순위 교체가 이루어졌다. 신작 4편 중 치열한 경쟁 끝에 ‘가까스로’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는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애니메이션<빨간 모자의 진실>(Hoodwinked)였다. ‘가까스로’라고 표현한 이유는 2위 <글로리 로드>(Glory Road)와 13만달러 차이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1월13일부터 16일(마틴 루터 킹의 날)까지 나흘간 <빨간 모자의 진실>은 1662만달러, <글로리 로드>는 1649만달러어치의 티켓을 팔아치웠다. 이 수치는 16일 잠정 집계한 것으로, 최종 결과가 나오는 17일(현지 시간)에는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빨간 모자의 진실>은 고전동화<빨간 모자>를 코믹추리 버전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웨인스타인 형제가 미라맥스를 떠나 설립한 제작사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만든 첫 번째 가족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글렌 클로즈, 앤 해서웨이 등이 목소리 출연했다. 한국 개봉일도 2월16일로 잡혀있다.
디즈니가 제작한 농구영화<글로리 로드>(Glory Road)는 1965~66년에 흑인선수로만 구성된 팀으로 대회에 출전해 인종차별의 벽을 깬 텍사스 웨스턴 대학 농구팀의 실화를 담았다. <스텔스>의 조쉬 루카스가 농구팀 코치 역을 맡았다. 3위는 1570만달러를 거둔 웨인 왕 감독의 리메이크 코미디<라스트 홀리데이>(Last Holiday)가 차지했다. 퀸 라티파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는 주인공을 연기했다.
5주동안 1,2위를 오가며 장기집권했던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가 드디어 4위로 하락했다. 총 누적수입이 2억6344만달러. 지난주 1위였던 호러물<호스텔>은 수입이 49% 감소해 5위로 급락했다. 이십세기폭스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785달러를 거둬 8위로 데뷔했다. 중세 시대 기사 트리스탄(제임스 프랑코)과 왕녀 이졸데(소피 마일즈)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다. 이밖에 <킹콩>은 8위, <브로크백 마운틴>은 9위, <열두명의 웬수들>은 10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