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2006 ‘디지털 삼인삼색’ 제작발표회
2006-01-17
글 : 김은형 (한겨레 esc 팀장)
라타나루앙·에릭 쿠·오미르바예프 감독 주인공으로…4월 개막 전주국제영화제서

전주 국제영화제가 해마다 아시아의 주요 감독 3인을 초청해 한 작품을 완성하는 ‘디지털 삼인삼색’의 2006년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올해는 타이 감독인 펜엑 라타나루앙과 싱가포르 감독인 에릭 쿠, 카자흐스탄 감독인 다레잔 오미르바예프가 참여한다. 3명 가운데 한국 감독이 빠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펜엑 라타나루앙은 아피찻퐁 위라세타쿤과 함께 타이 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이끄는 감독으로 지난해 아사노 다다노부 주연의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가 한국에 개봉됐다. 또한 아사노 다다노부와 함께 한국 여배우 강혜정이 출연한 <보이지 않는 물결>이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받았으며 칸, 베니스 등 세계영화제가 일찍부터 유망주로 점찍어왔다.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디지털 작업은 처음”이라고 밝힌 그는 디지털 카메라의 가능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완성할 영화는 공항에서 처음 만난 남녀가 우연히 비행기의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12시간 동안 옆에서 나란히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영화를 보는 과정을 마치 부부의 일상처럼 그릴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 감독이자 프류듀서로 활동중인 에릭 쿠 감독은 1995년 장편 영화 <면로>로 데뷔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세번째 장편 연출작인 <나와 함께 있어줘>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씨제이아시아 인디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면서 한국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에릭 쿠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싱가포르에 파출부 일을 하러 온 인도네시아 여성의 고된 삶을 화면에 담을 계획이다.

평론가 출신인 오미르바예프(48)는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카자흐스탄의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온 감독으로 평가 받으며 91년 <카이라트>로 첫 장편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4편의 장편영화를 연출했다. 5년 만에 영화 연출을 하게 된 오미르바예프는 “안톤 체호프의 소설 <어바웃 러브>를 지금의 카자흐스탄 현실에 맞춰 재구성했다”고 말하면서 “디지털영화는 필름영화에 비해 제작비도 훨씬 싸고 찍는 시간도 짧아 나처럼 현실적으로 제작비를 구하기 힘든 예술 영화 감독에게 제작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7회 전국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27일 개막하며 세 감독의 작품은 옴니버스식으로 묶여져 영화제 기간에 관객들에게 처음 공개된다.

사진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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