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난쏘공’ 스크린서 ‘거인’ 된다
2006-01-17
글 : 전정윤 (한겨레 기자)

1981년 이어 두번째 영화화…김중 감독, 시나리오도 맡아
“현대적 색채등 원작과 다르나 소시민 가족들 소통은 유지”

1981년 이원세 감독 작품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작가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 난쏘공)을 원작으로 한 영화 <거인>이 제작된다. <웰컴 투 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 등을 제작했던 영화사 ‘필름있수다’(대표 장진)는 “지난 6일 조세희 작가와 원작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신인 김중 감독이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는다”고 16일 밝혔다.

<난쏘공>은 지난 1981년에도 <전우가 남긴 한마디>를 연출했던 이원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 적이 있다. 하지만 <거인>은 <난쏘공>의 12작품 가운데 하나인 ‘칼날’과 신애네 등 <난쏘공>의 등장인물에서 모티프를 가져와 김중 감독이 현대적으로 새롭게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화될 예정이어서, 원작이나 1981년작과는 크게 달라진 내용을 담게 될 예정이다.

<거인>의 이은하 프로듀서는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 하거나 원작의 시대적 배경인 1970년대를 그대로 반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난쏘공>이라는 뛰어난 작품의 환경과 인물을 빌려 이 시대 가장 낮은 곳에 살고 있는 소시민 가족들의 정신적인 소통과 애정, 사랑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자인 장진 대표는 “가능성 있는 감독이 진정성 있는 작품을 영화화 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제작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필름있수다 쪽은 원작의 작품성과 완성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계약 체결 전 조세희 작가에게 시나리오 초고를 보여줬으며, 조 작가도 직접적으로 시나리오 수정 과정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난쏘공> 집필의 이유와 배경 등에 대해 제작진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거인>은 드라마와 멜로와 판타지적인 요소가 두루가미된 독특한 작품으로, 비주얼 등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순제작비만 최소 20~25억이 투입된다. 연출을 맡은 김중 감독은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아메리칸영화연구소(AFI)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웰컴 투 동막골>의 비주얼 수퍼바이저를 담당하기도 했다. <거인>에는 김중 감독 외에도 <복수는 나의 것>과 <말아톤>, <웰컴 투 동막골> 등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에 참여했던 스테프들이 대거 참여한다. 필름있수다 쪽은 클랭크 인 시기를 7~8월께로 잡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봄께 개봉할 예정이다.

한편, 조세희 작가의 원작 소설 <난쏘공>은 1975년 <문학사상> 12월호에 실린 <칼날>을 비롯해 여러 잡지에 발표된 중·단편 소설 12편을 묶어 1978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도시화의 광풍 속에서 벼랑 끝에 몰린 하층민들의 삶을 자유로운 형식에 담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200쇄를 돌파해 한국 문학계에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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