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정글보다 잔혹한 ‘정글’의 세계, <시리아나>
2006-01-26
글 : 이다혜

자원 고갈의 위기는 국가의 생명을 건 파워게임으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부유해질 것이고 누군가는 생존의 위기를 겪을 것이다. 스티븐 소더버그가 제작하고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은 <시리아나>는 석유의 ‘소유와 무소유’로 갈리는 혼란한 국제정세 속에서 대단히 복잡하지만 지능적인 이야기를 숨막히는 속도감으로 풀어냈다. 20년간 CIA 공작원으로 활동했던 로버트 베이어의 자전적 이야기 <악은 없다>(See No Evil)를 각색하고 감독한 스티븐 개건은 <트래픽>으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인물.

각각 상반된 이해관계에 있는 여러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모든 이야기가 마지막에 통합되는 구성은 <트래픽>과 유사하다. 은퇴를 얼마 앞두지 않은 베테랑 CIA 요원 반즈(조지 클루니), 제네바에 살고 있는 에너지 분석가 우드맨(맷 데이먼), ‘킬런’사를 운영하는 포프(크리스 쿠퍼) 같은 여러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이전과 상반된 관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를 위해 살을 찌우고 회색 수염을 기른 조지 클루니가 “혹독한 고문 장면을 찍다가 입은 부상이 너무 심할 때 자살을 고려했다”고 고백한 사실이 미국 MSNBC의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시리아나>는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개봉되었으며 <시카고 선타임스>의 로저 에버트는 “박진감있고 매력적이며 흡입력있는, 무엇보다 영리한” 이야기라고 <시리아나>를 평하며 별 4개 만점을 준 것을 비롯, 평단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시리아나>는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조지 클루니)과 작곡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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