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엔딩>의 발(우디 앨런)은 우디 앨런과 비슷하면서 다르다. 오스카를 수상했고 뉴욕을 누구보다 잘 알며 젊은 여인과 살고 있는 감독이라면 분명 앨런이 맞지만, 찰스 H. 조페와 잭 롤린스라는 든든한 제작자를 둔 앨런은 CF감독으로 연명하는 퇴물은 절대 아니니까. 어쨌든 <헐리우드 엔딩>은 <스타더스트 메모리> 이후 앨런의 자기 반영이 가장 두드러진 작품인데(극중 제작사가 ‘갤럭시’인 것은 우연일까?),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다분히 실존적인 주제를 다뤘다면 <할리우드 엔딩>은 감독의 위치를 빌려 할리우드 제작시스템을 풍자한다. 제목 그대로 평범한 할리우드식 결말을 따른 <헐리우드 엔딩>은 영화 만들기를 다룬 걸작도, 앨런의 최고 작품도 아니지만 노대가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피터 보그다노비치, <오명>, <8과 1/2>, 예술영화와 대중영화, 프랑스 평단 등에 대한 농담과 진담을 듣노라면 웃지 않고 버티기 힘들다. 왠지 앨런의 작품에서 이 정도 즐거움만 찾을 수 있다면 다른 결함쯤은 그냥 용서하고 싶어진다. 일전에 말했던 앨런 영화의 DVD엔 부록이 보통 없다. 그건 외국에서 발매된 <헐리우드 엔딩> DVD도 마찬가지인데, 한국판엔 고맙게도 몇개의 부록이 수록되어 있다. 아마도 예고편 외의 동영상이 지원되는 거의 유일한 앨런 영화 DVD일 것이다. 먼저 감독과 배우 인터뷰(21분) 중 우디 앨런의 것(사진)은 꼭 봐야 한다. 경지에 이른 능청스러움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영화평론가의 ‘감독 이야기(23분)’에서는 앨런의 경력과 인생이 소개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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