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단맛 가득한 초콜릿 공정의 비밀
2006-02-01
글 : 한청남

팀 버튼의 이 별난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도 그 단맛에 질려버리지 않았다면 혹은 그 완벽한 동화 속 세상을 아직 체험해보지 못했다면, <찰리와 초콜릿 공장> DVD는 새로이 음미해볼 가치가 충분한 타이틀이다. 형형색색의 화려한 초콜릿들로 둘러싸인 공장 견학만으로도 배가 불러오지만 웡카의 황금 티켓이 아이들의 손에 들어가는 과정을 재치 있는 연출로 담은 전반부는 보는 재미가 더욱 쏠쏠하다. 개성적인 프로필의 소유자인 조니 뎁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징그러울 정도로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아역 배우들은 영화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팀 버튼의 영화를 꾸준히 봐온 이들이라면 찰리의 못생긴 엄마 역할로 망가지는 연기를 불사한 헬레나 본햄 카터와 모처럼 인자한 눈빛의 크리스토퍼 리가 마치 가족처럼 여겨질 듯.

무엇보다도 화려한 세트와 호사스러운 볼거리를 앞세운 작품인 만큼 가장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DVD 화질이다. 도입부에서부터 영화 중반까지는 모노톤의 음침한 거리풍경과 찢어지게 가난한 찰리네 집안 모습이 주를 이루지만 공장 내부가 드러나는 순간부터는 사정이 다르다. 원색의 다채로운 컬러와 함께 보기만 해도 단내가 날 것 같은 사실적인 질감의 초콜릿 강이 화면 가득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초반에 다소 거칠게 느껴졌던 부분들로 인해 들었던 실망감이 단숨에 사라질 만큼 훌륭한 색재현력을 보여준다. 수십 명의 움파룸파들이 입은 빤짝이 의상과 깔끔한 단색으로 이루어진 다람쥐 일터도 인상적.

돌비 디지털 5.1 EX 사양의 사운드는 대니 앨프먼의 개성만점 스코어와 기괴한 합창곡들을 힘 있게 재생하고 있으며, 초콜릿 공장 안에서 들려오는 기계음과 전자음 등 각종 소음들을 실감나게 들려준다. 아쉬운 점은 기대했던 감독의 음성해설이 없다는 점. <슬리피 할로우> <빅 피쉬> 등의 타이틀에서 재치 있는 해설을 들려줬던 팀 버튼 감독이었기에 이번 DVD 구성에 있어 실망스런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예고편만 담긴 본편 디스크와는 별도로 부록 디스크에는 비교적 다채로운 내용이 담겨있다. 영화의 제작관련 부가영상인 ‘피쳐’와 인터랙티브 게임들로 구성된 ‘액티비티’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가운데 핵심적인 부분은 5개의 소챕터로 이루어진 ‘메이킹 더 믹스’. 원작에 관한 이야기에서부터 캐스팅, 합창곡에 도전한 대니 앨프먼의 소감, 세트 디자인 과정 등이 담겨있다. 영화 속 초콜릿 강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면 가져가도 좋다는 특수효과 담당자의 말에 귀가 솔깃할지도. 물론 수백만 리터에 달한다는 그 가짜 초콜릿은 사람이 먹을 만한 것이 아니다.

그 외에 다람쥐 훈련에 관한 애로사항을 담은 ‘다람쥐의 습격’과 원작자 로알드 달과 그의 작품세계에 관한 ‘판타스틱 미스터 달’, 혼자서 수백 명의 움파룸파를 연기한 딥 로이의 이야기 ‘비커밍 움파룸파’가 수록되어 있다.

부가영상만으로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인터랙티브 게임들에도 한번 도전해보시길. 리듬액션 게임 스타일의 ‘움파룸파 댄스’와 다람쥐들의 ‘나쁜 땅콩 골라내기’ 등이 있는데, 그 중 영화 속 아이들의 개성을 그대로 살린 퍼즐 형식의 ‘골든 티켓 찾기’가 꽤 재미있다.

팀 버튼 감독
다람쥐 훈련시키는 모습
움파룸파 댄스
골든 티켓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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