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손님은 왕이다> 언론에 첫 공개
2006-02-07
글 : 최하나

물고 물리는 협박, 비밀과 폭로의 경계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스릴러 <손님은 왕이다>(제작 조우필름, 제공 시네마서비스)가 2월6일 오후 2시 서울극장에서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동시간대에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진행되고 있던 배우 장동건의 스크린 쿼터 관련 1인 시위 때문이었을까. 영화가 상영되기 전 시사회장의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한 편이었다. 주연 배우인 명계남, 성지루, 성현아, 이선균과 함께 무대 인사에 참석한 오기현 감독은 “본인이 서툴고 미숙한 탓으로 배우와 스텝들의 노고를 다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며 “애정 어린 눈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영화 속 역할과 판박이로 검은 썬글라스를 낀 채 등장한 명계남은 자신에 대한 ‘비호감성’(?) 때문에 “영화가 갖고 있는 새로운 열정이 잘 전달되지 않을까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며 “관객이 한국 영화의 왕”이라는 겸손한 말로 소감을 마무리했다.

<손님은 왕이다>는 한적한 변두리 이발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소심한 이발사 안창진(성지루)과 그의 은밀한 과거를 미끼로 돈을 뜯어내며 그를 괴롭히는 손님 김양길(명계남)의 팽팽한 갈등이 내용 전개의 핵심 축이다. 이발소 한 면에 크게 걸린 ’손님은 왕이다’라는 액자 속 문구 처럼 어리숙한 안창진에게 김양길은 왕으로 군림하지만, 안창진이 해결사를 찾아가 김양길의 뒷조사를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전환의 국면을 맞이한다. 2각의 대립으로 유지되던 그림 속에 해결사 이장길, 아내 전연옥이 뛰어들게 되면서 관계는 뒤엉키고, 영화는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을 끌어안은 채 마지막 반전을 향해 치닫는다.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영화와 현실을 뒤섞고, 무성영화 형식을 사용하는 등 오기현 감독은 데뷔작 <손님은 왕이다>에서 신인의 재기를 맘껏 선보인다. 흑백의 대비를 통한 깔끔하고 감각적인 화면 구성, 클래식과 탱고를 오가는 음악도 맛깔스럽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복잡한 ’얽힘’ 자체에 집중하다보니 펼쳐놓은 관계들이 하나로 응집되지 못한다는 점, 후반부에 이르러 극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 등은 아쉽다는 평이다. <손님은 왕이다>는 오는 2월23일 개봉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