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로브 4관왕 <브로크백 마운틴>이 오스카 후보 지명에서도 단연 선두에 나섰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발표한 제78회 아카데미상 후보 지명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을 포함해 총 8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최다 선정작의 영예를 안았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크래쉬>와 <굿 나이트 앤드 굿 럭>은 각각 6개 부문에, <카포티> <워크 더 라인>와 <뮌헨>은 각각 5개 부문에 지명되며 다관왕 다툼을 본격화했다.
올해는 최우수 작품상 후보 5편을 연출한 5명의 감독들이 나란히 감독상 후보로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지난 81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이 5편의 영화는 각색을 포함한 각본 부문에서도 예외없이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화제의 인물은 단연 조지 클루니. <굿 나이트 앤드 굿 럭>으로 감독상과 각본상, <시리아나>로 남우조연상 후보에까지 이름을 올려 개인상 3개 부문에 지명되는 행운아가 됐다. 서로 다른 두개의 영화에서 각각 배우와 감독으로 후보에 오른 것은 오스카 역사상 클루니가 처음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의 강세도 주목해야 할 경향이다. 작품상 후보 5편 중 <굿 나이트 앤드 굿 럭> <카포티> <뮌헨>이 실제 사건과 인물에 근거하고 있으며, <워크 더 라인>과 <시리아나> 역시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연기상 부문에서는 새로운 피의 수혈이 두드러진다. 20명의 주·조연상 후보 중 무려 15명이 처음으로 오스카 후보 지명을 받은 배우들. 특히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와 <카포티>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워크 더 라인>의 와킨 피닉스 등이 경합을 벌이는 남우주연상 부문은 오스카에 첫 진출하는 이름만으로 채워졌다. 여우주연상 부문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트랜스 아메리카>의 펠리시티 허프먼, <워크 더 라인>의 리스 위더스푼과 <오만과 편견>의 키라 나이틀리 역시 생애 첫 오스카 후보 지명의 영예를 안았다. 한층 젊어진 올해 오스카의 경향에 주목한 <버라이어티>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배급한 포커스 피처스, <굿 나이트 앤드 굿 럭>의 워너 인디펜던트 등 새로운 독립 배급사들의 비상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한·중 합작 <무극>은 후보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5일 존 스튜어트의 사회로 LA 코닥극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