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달려라 장미> 주연 김태훈
2006-02-08
글 : 전정윤 (한겨레 기자)
사진 : 김태형 (한겨레 기자)

오는 10일 개봉하는 영화 <달려라 장미>(김응수 감독)에서 남자주인공 강남대 역을 맡은 김태훈(31)은 낯설지만 왠지 익숙한 느낌이다. 신인 영화배우라 당연히 낯설겠지만, 익숙한 데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연극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루나자에서 춤을> <상사주> 같은 연극을 통해 그에게 익숙해졌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고개를 살짝 숙이거나 옆으로 돌린 김태훈의 얼굴에서 그의 둘째형이기도 한 배우 김태우(35)를 떠올렸을 가능성이 높다.

“장단점이 있어요. 좋게든 나쁘게든 일단 좀 더 유심히 봐주세요. 대신 있는 그대로 제 모습을 보기보다는, 저한테서도 형과 비슷한 어떤 것들을 기대하신다는 단점은 있어요. 하지만 제가 안고 가야 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진 않아요.” 우쭐하기도, 더러 억울할 것도 같지만 그 자신은 오히려 ‘김태우 동생’이라는 타이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원래 성품이 느긋하고 여유로운 것 같기도 하다. 첫 영화인 <달려라 장미>가 촬영 2년 만에 개봉됐고, 첫 영화 뒤 이렇다 할 배역을 따내지도 못했지만 “여러가지를 고민하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들면 연기를 잘 할 날이 오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미스터 주부퀴즈왕>이나, 한 할인마트 광고에 출연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기자의 말에도 “이미지가 강하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다만 스스로 단점들을 인정하기 때문에 다른 장점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나마 조급해 보이는 말이 “아직은 신인이라 작품 선택의 폭이 좁아서 아쉽고, 9년 연애한 여자친구와 결혼해서 가장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제력이 생기면 좋겠다”는 대답 정도다.

하지만 느긋한 가운데서도 ‘진짜 연기’나 ‘연기 변신’에 대한 욕심은 말은 물론 필모그래피를 통해서도 느껴졌다. 그는 권태기 부부의 연애와 결혼, 이혼 과정을 통해 소통의 중요성을 생각케 하는 독특한 코미디 영화 <달려라 장미>에서 약은 것 같으면서도 아내나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전혀 모르는 복잡한 인물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가 아닌 ‘진짜 날것’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던 원신연 감독의 <구타유발자들>은 오디션을 자청했다가 고배를 마셨고, 다음 출연작도 3월부터 방송될 한국방송 <굿바이 솔로>의 깡패 역할이다.

한두 편 정도는 원래 모습 그대로 푸근하고 모범생 같은 역할을 해도 좋을 듯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원래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게 재미있고, 진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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