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Secret Things)>의 시사가 2월 8일 두차례 필름포럼에서 열렸다. 스크린쿼터축소 반대 집회와 시사회 시간이 맞물려 참석 인원은 많지 않았다. 이 영화는 2002년 <까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2002년 베스트 영화 10중 1위를 차지했다. 내면에 잠복한 자학과 피학의 성욕을 극단적으로 밀어부치는 영화다. 장 끌로드 브리소 감독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인간의 어두컴컴한 욕망을 파헤치고, 기존 사회의 가치관을 뒤집는 ‘배드보이’로 알려져 있다.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은 그가 공들여 오랜 동안 준비를 한 작품이다. 올해 62세로 장편영화는 이번이 여덟번째다.
근친상간, 집단혼음 등 소재의 선정성으로 오랜 시간 영화제작에 난항을 겪은 이 작품은 머릿속에서나 가능한 위험한 섹스의 상상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언뜻 보면 성적인 호기심을 모두 실천하려는 두 명의 팜므파탈이 대기업에 입사, 중역과 경영진을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이야기 같다. 그러나 실은 욕망의 게임 형식에 관한 관심이 더 지대하다. 욕망을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 어떻게 ‘연기’를 해서 상대를 유혹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캐릭터는 그래서 때로 욕망을 실험하는 인조인형처럼 보인다. 과감한 노출과 섹스신을 통해 어두운 욕망의 심연으로 내려가면서도, 음악을 비발디, 헨리 퍼셀, 헨델 등으로 꾸미고 조명에 많은 공을 들여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영화의 홍보문구는 언제나 과장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엔 아니다. 어떠한 문구로도 이 발칙한 은밀함을 과장하기 힘들것이다”(조인스닷컴 박준용)는 반응이 있었다. 장 끌로드 브리소 감독은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로 2002년 프랑스 문화상 “올해의 시네아스트”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남자들이 모르는 은밀한 것들>은 2월 17일 필름포럼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