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틀]
<언더클래스맨> 흑인 경찰의 좌충우돌 잠복근무
2006-02-09
글 : 한청남

사건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열혈경찰 트레. 순찰경찰 신분이면서도 늘 의욕만 앞서는 그는 LA 경찰서의 골칫거리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진가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명문 사립고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고 고교생 신분으로 위장해 잠복근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고교중퇴라는 아픈 기억을 가진 트레는 학업에 열중하면서 동시에 학내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남학생 로브를 감시해야하는 처지에 놓인다.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잠복근무를 하는 경찰의 이야기는 언제나 흥미롭게 여겨질 법한 소재다. 게다가 주인공이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이 고교생 신분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은 더더욱 그러하다. 국내에서는 비슷한 내용의 영화로 김선아 주연의 <잠복근무>가 제작되었으며 그 이전에 홍콩에서는 주성치의 코미디 영화 <도학위룡>이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드럼라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닉 캐논이 주연을 맡은 <언더클래스맨>은 위의 영화들과 비슷한 내용을 다루면서도 약간의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 바로 주인공 트레에 관한 설정인데, 동안의 외모를 지닌 그는 외적인면에서도 어른 티를 벗지 못했지만 내적으로도 성숙되지 못한 캐릭터로 나온다. 때문에 다시금 체험하는 학창생활을 통해 범인체포와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동시에 해내야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하지만 성장영화 형식을 띈 코믹 영화이면서도 그 특색이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오히려 어중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이 영화의 아쉬움. 경찰 서장 역의 치치 마린과 켈리 후 등의 반가운 조역들이 눈에 띄지만 영화의 재미까지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흑인 배우의 주연작답게 흥겨운 힙합음악과 <비버리힐스 캅>을 연상시키는 환한 햇살의 LA 풍광이 주를 이룬다(감독, 작가의 음성해설에 따르면 캐나다 로케 촬영분이 상당하다고 한다). 크게 탁월하거나 모가 나지 않은 일반적인 화질에 비해 제트 스키 경주 장면에서 물살을 가르는 시원한 소리와 후반부 총격 씬에서의 사운드는 꽤 강렬하다.

부록은 감독과 작가의 음성해설과 7분가량의 홍보성 메이킹 필름. 조역배우들의 오디션 과정, 삭제장면으로 이루어져있다. 음성해설에서는 이 영화가 꽤나 저예산으로 만들어져서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며, 치치 마린의 오디션 모습은 개성파 배우인 그 역시도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닉 캐논 인터뷰
치치 마린 오디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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