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감동을 주는 드라마가 있다. <안녕하세요 하느님>이 그렇다. 대니얼 키스의 베스트셀러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Flowers for Algernon)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아이큐 65의 정신지체장애인 ‘하루’가 뇌수술을 받고 천재가 된다는 내용이다. ‘하루’를 통해 “많이 안다면 행복할까?”라는 물음을 던지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지난 1월9일 첫 방송 때부터 시청률 10%대를 보이고 있고, 시청자의 호평을 받으며 “안하(안녕하세요, 하느님) 패밀리” 등 마니아까지 생겼다.
그 인기의 중심에 ‘하루’의 유건이 있다. ‘생짜 신인’인 그는 정신지체장애인 역과 동시에 천재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고 있다. ‘사랑스러운 사기꾼’ 은혜(김옥빈)를 향한 애절한 마음도 잘 보여준다. 초반에 ‘은혜 선생님’과 딸기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던 그는 “진짜 정신지체장애인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순진무구한 웃음과 어눌하지만 꾸밈없는 말투는 그가 만든 ‘하루’의 모습이다. 그는 “하루를 연기하려고 참고한 작품은 딱히 없어요. 감독님으로부터 지도를 받은 게 전부예요. 그중 장애인 학교에서 본 학생들의 말투나 행동에 대해 들은 게 큰 도움이 됐어요”라고 ‘하루’의 탄생 비화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그가 ‘하루’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건 그동안 쌓은 ‘내공’ 덕분이다. “지난해 초부터 소속사에서 1년 동안 하루 12시간 이상 댄스, 대본 연습 등 연기 트레이닝을 받았다”는 그는 대학에서 연기 전공을 하고 있는 연기학도이기도 하다. 이 드라마에 앞서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상태다. 3월에 개봉하는 영화 <다세포 소녀>의 주인공인 그는 오디션에서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이 배역을 맡은 것. 때문에 데뷔 때부터 따라다니는 ‘제2의 원빈’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온전히 ‘배우 유건’으로 우뚝 서고 있다.
“2월7일에 방송하는 9회부터 완전히 변한 하루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은혜가 좋아하는 동재(이종혁)의 말투와 행동을 닮아갈 것 같아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웃게 하고 맑은 미소를 짓는 하루의 이미지는 잃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싹수 있는’ 배우 유건이 보여주는, 매회 달라지는 ‘하루’의 모습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카멜레온 같은 유건의 연기가 꽤 볼 만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