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으로 떠나는 짜릿한 우주 여행,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가 2월 15일 서울 대한극장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자투라…>는 <쥬만지> <폴라 익스프레스>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동화 작가 크리스 반 알스부그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작품이다. 97년 <쥬만지>가 영화화되어 총 2억 5천만달러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흥행 성공을 거둔 이후 약 10년, 알스부그는 그 속편 격인 <자투라>를 만들어 다시 한번 아이들을 보드 게임판 앞으로 불러 모았다. 32 페이지 분량에 14컷의 그림으로 이루어진 원작 동화를 2시간 남짓한 러닝타임의 SF영화로 옮겨놓은 것은 감독 존 파브로. <딤임팩트> <윔블던>등에 출연한 배우로 잘 알려진 동시에, 2003년 <엘프>의 연출을 맡아 흥행을 성공시키며 감독의 역량을 인정받은 파브로는 동화 <자투라…>속 광활한 우주를 영화에 온전히 담아놓았다.
주인공 월터(조쉬 허처슨)와 대니(조나 보보)형제는 일에 치여 아이들에게 무관심한 아버지(팀 로빈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얻기 위해 늘 티격태격하는 사이다. 여느 때처럼 업무에 쫓기는 아버지는 아이들을 놓아둔 채 집을 비우고, 다시 싸움에 불붙어 엎치락 뒤치락 하던 형제는 우연히 ‘자투라’라고 이름 붙여진 낡은 보드게임을 발견한다. 현란한 비디오 게임과 비교할 때 이 구식 게임은 초라하기 그지 없어 보이지만, 동생 대니가 게임을 시작함과 동시에 형제는 자투라가 단순한 보드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주선처럼 집 전체가 순식간에 우주 한 복판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게임을 마치는 것 뿐이다.
<자투라>는 집이라는 일상의 공간을 위험천만한 동시에 매력적인 우주 모험의 세계로 바꾸어 놓는다. 거실은 소나기처럼 내리 꽂히는 유성우의 폭격을 맞아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고, 갑자기 출현한 로봇과 우주 해적 조르곤 탓에 집안 전체는 살벌한 전쟁터가 된다. 미아가 되어 우주를 떠돌던 우주비행사는 그들의 ‘함대’를 방문해 모험의 대열에 합류한다. 이 모든 판타지를 가능케 하는 것은 뛰어난 시각 효과. 망망대해와 같은 우주 한 가운데 유유히 떠있는 집의 모습이나,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토성은 그 자체 만으로 관객의 시선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모험이 가져다 주는 교훈은 새롭지 않다. <쥬만지>가 그랬듯 <자투라> 역시 가족애의 회복을 주제로 한다. 낡은 미덕이지만 영화는 지루한 설교를 늘어놓는 대신, 이웃집 형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두 아이를 앞세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영화 끝에는 작지만 놀라운 반전 역시 기다리고 있다.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쳐>는 오는 2월 23일 개봉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