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웨딩크래셔> 언론에 첫 공개
2006-02-16
글 : 손주연 (런던 통신원)

미국에서 개봉 3주 만에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누르고 전미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코미디 <웨딩 크래셔>가 지난 2월15일 롯데 애비뉴엘에서 언론 시사회를 가졌다. <웨딩크래셔>는 지난해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스타워즈3> <해리포터와 불의 잔> <우주전쟁> <나니아 연대기>에 이어 다섯 번째로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한 작품. 영화는 또 관객들의 온라인 투표로 진행되는 ‘2005 피플 초이스 어워드’ 코미디 부문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꼽히는 영예도 안았다.

<웨딩크래셔>는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제작자인 피터 에이브라함스와 로버트 L.레버가 대학시절 여자를 만나기 위해 초대받지 않은 결혼식에 갔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됐다. 그들은 주인공을 이혼 전문 변호사로 바꿔 이야기에 살을 붙였다. 자신들보다 파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뻔뻔스러움을 가졌지만 결코 밉지 않은 남자. 나이는 먹을만큼 먹었지만 철들려면 아직 한참인 남자. 그들이 황당한 결혼식에 참석해, 더욱 황당한 일들을 겪게 되는 이야기. <웨딩크래셔>는 이렇게 탄생했다.

존(오웬 윌슨)과 제레미(빈스 본)는 올해도 마음껏 먹고 마시고, (여자들과) 즐길 수 있는 웨딩 시즌을 기다린다. 드디어 시작된 웨딩 시즌. 그들은 결혼식이란 결혼식은 모두 알아내 실컷 즐긴다. 그러던 어느날, 깐깐하기로 소문난 재무장관 클리어리가의 결혼식 소식을 접한다. 뭐, 다음은 뻔하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정체가 탄로나 고생하는 우여곡절담. 그리고 이때부터 영화는 코미디에서 로맨스로 장르를 바꾼다.

그 탓인지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해진다. 극 초반의 재기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엔딩에 묻혀 빛을 잃은 듯해 더욱 안타깝다. 그럼에도 <웨딩크래셔>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까닭은 슬랩스틱 코미디에서 만담까지 코미디의 모든 장르를 아우르며 관객을 쥐락펴락했던 빈스 본과 오웬 윌슨이 있어서다. 이야기가 느슨해질 때마면 어김없이 등장해 웃음을 선사하는 이들의 콤비 플레이는 <웨딩크래셔>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관객을 웃기는 장관으로 분한 크리스토버 워큰과 요란하게 등장해 과장과 오버의 진수를 보여준 존과 제레미의 선배 역의 윌 페렐의 연기도 수준급.

극 초반 존과 제레미가 이탈리아에서 중국, 인도 등 다양한 나라의 결혼식에 참석해 신나게 즐기는 장면은 <웨딩크래셔>의 또다른 볼거리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아카데미상에 5번이나 노미네이트됐던 세트담당자 가렛 루이스를 불러들였다. 결국 그는 각국의 독특한 웨딩파티를 위해 작은 소품 하나까지 만드는 성의를 보였고, 덕분에 우리는 즐거운 볼거리를 얻었다.

두 명의 이혼 전문 변호사가 남의 결혼식 피로연에 참석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 <웨딩크래셔>는 오는 3월1일 개봉한다.

<웨딩 크래셔> 100자평

난장판 코미디로 시작해서, 꽤 진지하면서도 신랄하게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둘러보는 코미디. 오언 윌슨만이 아니라, 최근 코미디 연기에 주력하고 있는 빈스 본의 매력이 고도로 발휘되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

<웨딩 크래셔>는 짐작과는 달리, 아니 제목과는 달리 <웨딩 크래셔>는 커플 파괴단 이야기가 아니다. 두 친구의 두개의 로맨스가 뼈대. 하나의 코미디와 하나의 로맨스가 사이좋게 앞으로 나란히 하는데, 제레미(빈스 본)의 코미디에 낄낄거리다가 존(오웬 윌슨)의 로맨스에 깜빡 졸아도 된다. 솔직히 로맨스에 자다 깨서 코미디만 즐기는 편이 현명하다. 하나의 지루한 로맨스 영화와 하나의 뒤집어지는 코미디 영화를 번갈아 보는 희비가 겹친다. 코미디의 포스는 별4개, 로맨스의 압박은 별2개. -신윤동욱/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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