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야망>이 원작자 곽영범 PD와 김수현 작가에 의해 18년 만에 리메이크됐다. 두 형제의 서로 다른 삶을 통해 사랑과 가족을 이야기했던 80년대 최고의 화제작으로, 시청점유율 74%를 기록하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2006년판은 원작의 줄거리, 캐릭터, 의상까지 기본 포맷은 두고, 여건상 아쉬웠던 부분들이 수정 보완됐다.
먼저, 1958년부터 1980년대 중반의 시대배경이 6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중반으로 10년 정도 길어진다. 50년대는 지금의 시청자가 공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태풍 사라(1959), 오일 쇼크(1973) 등 드라마에 녹아 있는 당대를 풍미했던 사건들이 최근의 이슈로 교체된다. <사랑과 야망>을 보면 시대가 보였다, 는 평가를 벗어나지 않을 3개의 사건을 두고 제작진은 고민 중이다. 98회였던 방영분도 50회로 줄어든다. 원작은 오래 볼 수 있어 좋긴 했지만 지루한 전개가 단점이었다. 2006년판은 초반 20회를 10회에 담는 등 군더더기를 뺀 빠른 전개로 긴박감을 더한다. 숱한 화제를 낳았던 원작의 결말도 달라진다. 미자가 태준의 뺨을 때리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20년간 이어지던 태준과 미자의 사랑은 흐지부지 끝났다. 2006년판은 어찌됐든 두 주인공이 확실한 결론을 얻는다. 원작보다 인간적인 냄새가 날 것이다, 는 곽 PD의 말로 유추해본다면 해피엔딩일 가능성이 크다. 촬영지도 춘천에서 드라마의 배경인 순천으로 바뀌었다. 순천시가 50억원을 투자한 세트장에는 60년대 순천 읍내와 70년대 서울 달동네, 80년대 서울 번화가가 그대로 재현됐다.
이덕화가 열연했던 터프가이 태수는 이훈이, 남성훈의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태준은 조민기가, 차화연이 분한 영화배우 미자는 한고은으로 변경됐다. 원작에 없던 명자 역할이 추가됐으며, 청상과부였던 은환이 이혼녀로 바뀐다. 이승연이 맡은 혜주의 비중이 원작보다 커지고, 직업이 패션 디자이너로 설정된 점도 원작과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