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월드>에 등장하는 뱀파이어와 라이칸(늑대인간)은 패트릭 타토풀로스와 스티브 왕의 합작품이다. 타토풀로스는 롤랜드 에머리히와 함께 <스타게이트>나 <ID4> <고질라>를 작업함으로써 자신만의 독특한 크리처 디자인을 확립하였는데, 공개 즉시 격렬한 찬반양론을 야기했던 <고질라>의 날씬한 파충류 괴수의 흔적은 라이칸의 외형에 남아 있다. 특히 인간과 달리 추가 관절이 있는 라이칸의 다리는 <고질라>를 위해 개발된 보철장치를 개량한 것으로, 이것으로 배우들이 직접 착용하여 걷고 달릴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이고 화면 속 라이칸의 동물적인 실루엣을 성공적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타토풀로스와 팀을 이룬 스티브 왕은 장르 팬들에게 <프레데터>와 특히 <가이버> 실사판의 연출 및 특수효과를 통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많은 말들이 있지만 가이버 슈트만은 상당한 호평을 받았던 만큼, 그가 80년대부터 꾸준히 축적해온 기술은 디지털 시각효과가 미처 보여줄 수 없었던 괴물들의 질감과 존재감을 영상에 담는 데 성공했다. 야크의 털을 일일이 가면에 심는 지난한 작업으로부터 사람 피부의 주름과 미세한 땀구멍까지 본뜨는 과정은 사실 이런 장르영화의 메이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긴 하다. 그러나 이 두 거물급 스탭들이 서로의 장점을 살린 흔적을 더듬는 것은 영화 속 괴물들에 열광해왔던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타토풀로스와 왕은 곧 개봉할 속편에서도 뭉쳤다고 하니 전편 DVD로 미리 복습, 예습하고 가는 건 필수겠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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