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스코프]
휴대폰 버전 <배틀 로얄>? <착신아리 파이널> 촬영현장
2006-02-20
글 : 권민성
사진 : 오계옥

“혼방!”(本番, 슛)

아소우 마나부 감독이 손짓하자 아이들이 우르르 좁은 복도를 뛰어다닌다. 때마침 엘리베이터 안에서 쓰러져 죽은 선생님을 발견한 진우(장근석)와 에미리(구로키 메이사). 이들은 한데 뒤섞여 “기베 선생님!” 하고 괴성을 지른다. 어두운 복도가 위태롭게 흔들릴 무렵, 감독이 “가토!”(컷)를 외친다. 2월8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공개한 <착신아리 파이널>의 촬영은 스피디하게 진행됐다. 아소우 감독은 테스트를 거친 뒤, 평균 2∼3회의 테이크 끝에 오케이 사인을 낸다. <김전일 소년의 사건부>와 TV시리즈 <케이조쿠> <하르모니아> 등 드라마 연출부 출신다운 속도다.

1, 2편으로 총 250억원의 흥행수익을 거둔 <착신아리> 시리즈 완결편인 <착신아리 파이널>은 일본의 가도가와픽처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하는 영화다. 일본의 스탭 34명과 배우 37명이 꽉 들어찬 현장에는 자연스레 한국어와 일본어가 뒤섞인다. 이번 영화는 왕따 여고생 아스카(호리키타 마키)가 부산에 수학여행 온 아이들에게 죽음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일어나는 살인과 복수의 이야기다. 전편과 달리 죽음의 메시지를 받은 수신자가 1회 전송하면 살 수 있게 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휴대폰 버전 <배틀로얄>’이랄 수 있는 이번 영화는 젊은 중고생들을 타깃으로 삼은 만큼 주연도 한·일 양국의 10대 스타들이 맡았다.

첫 영화에서 일본인 스탭들과 작업하게 된 장근석은 주인공 에미리의 한국인 남자친구 진우다. 호텔 1층에서 일본 배우들이 촬영에 한창일 때, 그는 차례를 기다리며 PSP로 ‘버추얼 테니스’ 게임에 열중이었다. 극중에서 청각장애인으로 나오는 그는 요새 수화 공부에 열심이라고. 그는 “일본의 스탭들은 배우가 연기를 잘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 하지만 신마다 모니터를 반복하는 한국과 달리 여기선 모니터할 수 없는 게 안타깝다”며 두 나라의 촬영 시스템 차이에 대한 소감을 얘기했다.

2월1일 부산에서 크랭크인한 <착신아리 파이널>은 부산항, 부산타워, 자갈치 시장, 범어사 등을 돌며 2월15일까지 영화의 70%가량을 한국에서 촬영한다. 영화는 일본에서 3월에 크랭크업한 뒤 6월24일 한·일 두 나라에서 동시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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