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가이드]
‘중년의 장동건’ 아줌마 모을까? SBS 아침드라마 <사랑하고 싶다>
2006-02-27
글 : 허윤희 (한겨레 기자)

이응경과 김병세가 에스비에스 아침드라마 <사랑하고 싶다>에서 부부로 만난다. <애인> 에 함께 출연했던 그들은 아침드라마의 단골 주역이지만 정작 여지껏 부부로 출연한 일은 없었다. 27일 방송을 시작하는 <사랑하고 싶다>에서는 첫사랑의 상처를 안고 살며 부인을 구박하는 의사 지헌(김병세), 사랑의 상처와 남편 지헌의 냉대까지 받는 주부 여진(이응경)으로 등장한다.

지난해 10월 종영한 아침드라마 <여왕의 조건> 이후 다시 아침드라마로 돌아온 김병세는 “아침 드라마 출연만 해도 일곱번째”라며 멋쩍어한다. <송화> <외출> <용서> <여왕의 조건> 등 출연작 대부분이 아침드라마다. ‘중년의 장동건’이라고 불릴 정도로 잘생긴 외모와 안정된 연기력 덕분에 ‘아줌마’들이 선호하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용서>에서는 양정아와 애절한 사랑을 하다가 다른 여자의 음모에 빠져 곤경에 처하는 역할로 동정표를 받았고, <여왕의 조건>에서는 이혼녀 김미숙에게 다가가는 멋진 성우 역으로 사랑을 얻었다. 이번에는 악역을 맡은 김병세는 “아내에게 못되게 굴고 폭력적인 남편으로 나와서 주부들에게 미움을 좀 받겠습니다. 하지만 중반쯤 가서는 지헌 또한 부인처럼 과거의 상처가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나니 만회할 수 있겠지요”라고 캐릭터를 설명한다.

아침드라마의 주시청자인 주부들의 반응도 미리 꿰고 있으며, 아침드라마에서 우울한 캐릭터가 인기를 얻을 수 있는 비결도 알고 있다.

아침드라마 <보고 싶은 얼굴> <김약국의 딸들>에 출연했던 이응경 역시 아침드라마에 친숙한 얼굴이다.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순한 이미지는 여전하다. 이응경은 “무거운 역할이라 그 감정선을 이어가려고 촬영 이후에도 그날의 녹화 내용을 되새김질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 드라마에서는 9살 아래의 순수한 청년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라 여러모로 자신이 주부들의 판타지를 충족하는 인물임을 잘 알고 있다.

<사랑하고 싶다>는 아침드라마가 좋아하는 두 배우를 내세우면서 안정적인 시청률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도 아침드라마의 단골 메뉴인 불륜에 가정폭력, 성폭행, 살인까지 등장해 논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즘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아침드라마는 오히려 시청률이 부진했다. 이런 문제를 넘어서 20%대로 높은 시청률을 보인 전작 <들꽃>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 드라마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이응경, 김병세 두 배우의 어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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