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코미디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이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신작 4편을 제치고 2주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3월 셋째주말 미국 극장가는 5일 저녁(한국시간으로는 6일 낮)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뜨거운 할리우드의 열기과는 대조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타일러 페리가 제작, 연출, 각본, 주연을 도맡은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은 지난주보다 57%나 하락한 1300만달러의 성적으로 전반적인 박스오피스 약세를 틈타 1위를 지켰다. 이로써 개봉 열흘간 총수입 4809만달러를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에 안겨주게 됐다. 동명 연극이 원작인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은 과격한 할머니 마디아가 가정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코미디물이다. 배급사 대표 스티브 로텐버그에 따르면, 주 관객층이 35세 이상 흑인 여성들이라고.
새로 개봉한 4편은 모두 1위를 차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미리부터 예상됐던 ‘소품’들었이다. 4편 중 가장 좋은 성적으로 데뷔한 영화는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액션영화 <16 블록>(16 Blocks). 2706개 스크린에서 1165만달러를 거둬들여 2위에 올랐다. <리쎌 웨폰>과 <슈퍼맨>시리즈로 유명한 리처드 도너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20대 남성 관객을 겨냥한 밀라 요보비치의 SF액션물 <울트라바이올렛>(Ultraviolet)은 900만달러로 4위를 차지했다. <레지던트 이블>로 성공을 거둔 요보비치가 여성 전사의 이미지를 재활용했다. 5위에 오른 <아쿠아마린>(Aquamarine)은 두 십대 소녀가 수영장에서 인어를 발견하는 이야기다.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이자 역시 배우인 에릭 로버츠의 딸 에마 로버츠(15)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미셸 공드리가 연출한 다큐멘터리 <블록 파티>(Block Party)는 이번 박스오피스의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1200개라는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651만달러 수입을 올려 7위로 데뷔했다. 유명 코미디언 데이브 채플리가 브룩클린에서 진행한 힙합 콘서트의 흥미진진한 진풍경을 담은 코믹 다큐멘터리다. 카니예 웨스트, 모스 데프, 에리카 바두 등 쟁쟁한 뮤지션들이 등장한다.
지난주 2위였던 남극 어드벤처 <에이트 빌로우>는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면서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