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모두들, 괜찮아요?> 기자 시사
2006-03-08
글 : 김혜리
<모두들, 괜찮아요?>

<모두들, 괜찮아요?>(제작 마술피리)가 3월7일 용산CGV에서 언론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오랫동안 ‘영화감독이 되는 법‘이라는 가제 아래 시나리오 단계에 머물렀던 <모두들, 괜찮아요?>는, 10년 넘는 시간을 입봉 준비로 보낸 남선호 감독 자신의 경험담에서 출발한 영화다.

상훈(김유석)은 유학까지 다녀와 10년째 감독 지망생 처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자. “나는 거짓말쟁이지만 성실한 인간이다”라고 상훈은 첫 대사를 읊조린다. 하지만 진정 성실한 것은 무용가의 꿈을 접고 무용 학원를 운영해 남편과 아들, 치매에 걸린 아버지 원조(이순재)를 부양하는 그의 아내 민경(김호정)이다.영화는 민경과 상훈 부부가 반복하는 싸움과 화해를 따라간다. 얄미워서 소리를 지르다보면 애틋하고, 다정한 마음이 드는가 싶으면 상처가 덧난다. 아버지의 바람기가 만들어놓은 복잡한 친정의 가족관계도 민경의 또다른 짐이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아버지를 모시다보니 후련히 싸우지도 못하던 부부의 갈등은, 참다못한 민경이 상훈을 집밖으로 내치는 일로 폭발한다.

“속옷만 빼고 감독님 옷까지 그대로 빌려입었다.”(김유석), “사모님 무용학원을 견학하며 대사를 따왔다.”(김호정)는 배우들의 회고가 말하듯 <모두들, 괜찮아요?>에는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이야기를 선택한 영화 특유의 장점이 있다. 에피소드는 구체적이고 지리멸렬한 다툼 끝에 찾아오는 작은 위안은 뭉클한 구석이 있다. 그러나 <모두들, 괜찮아요?>는 어눌하다. 선택하고 생략하고 암시하는 화술의 기교에 무심하다. 예컨대 부부가 품은 애증의 이면을 꿰뚫어보기 위해 부부싸움의 전말을 여러번 지켜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영화의 정서적 중심은 민경인데 행동의 중심과 화자는 상훈이고 상당 시간이 흐를 때까지 관객이 애착할 만한 인물을 찾기 힘든 것도 약점이다. 가족 구조 내에서 민경이 감당하는 ‘착취’를 깊이 가슴아파하면서도 감독은 너무 쉬운 화해를 종용한다.

남선호 감독은 <모두들, 괜찮아요?>의 스타일에 대해 소박함과 사실성을 강조했다. 흔히 쓰는 도시 야경 인서트도 같은 이유로 뺐다고 밝혔다. 20년만의 영화 시사회 무대에 올라 “황홀하고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토로한 원조 역의 이순재는 “담담히 정성들여 찍었다”고 말했다. <모두들, 괜찮아요?>에는 감독 김태용과 배우 여운계, 명계남이 우정출연했다. 개봉은 3월24일, CJ 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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