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 <오만과 편견> 국내 공개
2006-03-10
글 : 김수경

<오만과 편견>이 모습을 드러냈다. 3월 10일 오후 2시 대한극장에서 <오만과 편견>의 기자 시사회가 열렸다. 제인 오스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오만과 편견>은 조 라이트 감독의 데뷔작이다. 화면이 밝아지자 둘째딸 엘리자베스(키라 나이틀리)를 따라가던 카메라는 실내를 물고기처럼 헤집으며 베넷 가문의 인물들을 하나씩 비춘다. 하트포트셔에 사는 베넷 부인은 다섯 명의 딸들을 시집보내기 위해 노심초사한다. 그녀는 휴양차 마을을 찾은 빙리(사이몬 우즈)와 첫째딸 제인(로자문드 파이크)을 결혼시키려 한다. 무도회에 빙리가 찾아오고 빙리의 친구 다아시는 둘째딸 엘리자베스와 처음으로 만난다. 제인과 빙리는 호감을 갖지만 서로 뚜렷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간다. 빙리는 런던으로 돌아가고 제인이 그를 따라나서지만 두사람의 연애는 파국을 맞는다. 이 과정에서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와 빈번히 마주치고 마음 한켠으로는 호감을 느끼지만 언니 제인의 불행이 그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약간은 그을린 듯한 얼굴로 엘리자베스로 출연한 키라 나이틀리는 한껏 매력을 발산한다. 유령처럼 엘리자베스의 곁을 떠도는 다아시역을 맡은 신예 매튜 맥파든은 조안 쿠삭을 연상시키는 수려한 외모에 근사한 목소리로 여성관객들에게 호소한다. 어린 연기자들 사이에서 노장 도널드 서덜랜드와 주디 덴치의 중후한 조연 연기는 연애담의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의 제작사 워킹타이틀이 만든 <오만과 편견>은 영국식 유머와 연애담의 장점을 고루 갖춘 영화다.

실내공간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로만 오신의 촬영, 손짓만으로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포착하는 폴 토틸의 편집, 소박하지만 격조있는 공간을 창출해낸 사라 그린우드의 프로덕션 디자인이 어우러져 소박하고 아름다운 화면을 선사한다. 특히 원작소설의 통통튀는 듯한 대사의 호흡과 타이밍을 그대로 살려낸 데보라 모가츠의 각색은 큰 위력을 발휘한다. <오만과 편견>에서 중요한 사건들은 대부분 편지를 통해 인물에게 전달되거나 수다를 통해 드러난다. 128분이 넘는 상영시간에 불구하고 <오만과 편견>이 경쾌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명료하지만 적재적소에 배치된 대사의 힘이 컸다. 로맨틱코미디 <오만과 편견>은 3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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